[where] 북·미회담장소로 '카펠라호텔' 급부상…의전·경호에 적합

2018-05-31 17:11
싱가포르 본섬서 남쪽으로 800m 정도 떨어진 센토사 섬에 위치

북·미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실무회담 대표단이 숙소로 쓰고 있는 '카펠라호텔'이 회담장소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카펠라호텔이 경호 상의 이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곳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씨 일가의 집사'로 불리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전을 책임지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30일 오후 싱가포르 모처에서 만나 의전·경호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이 만남을 가진 장소가 바로 카펠라호텔이다. 
 
호텔이 위치한 곳은 싱가포르 본섬에서 남쪽으로 800m 정도 떨어진 센토사 섬, 본섬과 연결된 다리만 막으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어 경호에 최적의 장소라는 평을 듣는다.

별장 형태의 소규모 휴양 시설인 카펠라호텔은 외부에서 접근이 어렵고, 조용히 만나기 좋은 장소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비싼 최고급 호텔 중 하나로서 넓은 정원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회담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북측이 회담장소 선택에 있어서 김 위원장의 경호와 의전 문제를 가장 중요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펠라호텔은 북한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요소를 충분히 갖춘 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두번째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면담에서 대동 가능한 경호원 수 등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경호, 수송 사안들에 대해 '이례적일 정도의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비서 격인 김 부장이 정상회담장소로 카펠라호텔을 둘러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1일 일본 NHK의 보도에 따르면 호텔 부지 안에서 김 부장이 골프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김 부장이 호텔 안팎을 점검하려는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카펠라호텔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다음 달 12일 전후까지 일반 예약을 받지 않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며 유력한 회담 장소로 관측되고 있다. 

최종 북·미정상회담 장소 등 구체적인 일정은 북·미 간 실무협의가 끝나는 대로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워싱턴 포스트는 북·미 실무대표단이 미국 대표단 숙소인 카펠라 호텔에서 회동했다면서, 미국 측 단장인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회동에 앞서 이 신문 기자에게 "회담장 문제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현지 언론은 지난 2015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의 첫 양안(兩岸) 정상회담이 열렸던 샹그릴라 호텔을 가장 유력한 북·미정상회담 후보지로 꼽았다. 

그동안 유력 회담 후보지로는 샹그릴라 호텔과 대통령궁 '이스타나', 마리나 베이샌즈호텔 등이 거론돼 왔다.

현지 언론은 북·미실무대표단이 각각 머무른 풀러튼호텔과 카펠라호텔은 "두 정상의 유력한 숙소 후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최근까지 우선순위로 거론된 이스타나에 대해서는 싱가포르 현직 외교관을 인용해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적합하지 않은 장소"라고 보도하면서, 이스티나를 사실상 후보지에서 제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