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국 혼란에도 28일 유로 강세·이탈리아 증시 상승..왜?

2018-05-28 16:47
28일 이탈리아 증시·국채 일제히 상승..유로도 오름세
포퓰리즘 정부 출범 무산에 시장 일시적 안도로 풀이

 

27일(현지시간) 정부 구성권을 반납하겠다고 선언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지명자 [사진=AP/연합]


유럽 경제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국가로 지목된 이탈리아에서 헌정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지만 28일 유로가 오르고 이탈리아 주식와 국채 가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유로는 달러 대비 0.54% 상승한 1.1714달러로 2개월 만에 일일 최대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FTSE MIB 지수는 28일 장초반 0.5% 가량 오르고 있다. 최근 급락세를 보이던 이탈리아 국채 가격도 모처럼 상승하면서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비 9bp 떨어진 2.361%를 가리키고 있다.

불확실성을 끔찍히 싫어하는 금융시장의 속성을 생각할 때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포퓰리즘 정부에 대한 시장의 공포를 감안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홍콩 소재 CIBC의 패트킬 버넷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탈리아가 당장 유로존에서 탈퇴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안도감이 금융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7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대표적인 유로 회의주의자인 파올로 사보나를 재정경제장관으로 임용하는 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정 구성의 두 축인 오성운동과 동맹은 대통령 탄핵과 조기총선을 띄우며 강한 분노를 표했고 주세페 콘테 총리 지명자는 정부 구성권을 반납했다. 포퓰리즘 정부 출범이 사실상 무산된 것. 

앞서 시장은 오성운동과 동맹의 포퓰리즘 정부가 출범할 경우 유로존 3대 경제국인 이탈리아가 지출 확대 정책으로 더 큰 재정부채 위기에 직면하고 유로존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고 우려해왔다. 

다만 유로와 이탈리아 자산의 가격 반등이 계속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골드만삭스의 실비아 아다그나 이코노미스트는 "이탈리아에서 높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럽연합(EU)과 유로존에서 이탈리아 지위를 뒤흔들 수 있는 정부 출범은 무산됐지만, 오는 10월로 예상되는 조기총선을 이탈리아 경제의 호재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