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vs 아시아, 서로의 교육 방식을 탐하다

2018-05-29 00:06
구몬 학생들, 학년 상관 않는 자기주도적 학습
아시아 학생들은 미국으로… 미 대학 유학생 55%가 중국·인도·한국인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식 입시 교육이 각광을 받고 있는 반면, 아시아에서는 미국으로의 유학이 유행하는 등 서로의 교육 방식을 탐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의 비(非) 아시아인 부모들은 자녀들을 명문 중·고교에 보내기 위해 일본의 구몬이나 한국의 눈높이 같은 아시아식 입시 학원을 활용하고 있다. 구몬의 미국인 등록은 지난 3월 28만명을 넘어섰다.

교원그룹의 학습지 브랜드로 알려진 구몬은 본래 일본의 교육기업이다. 교원그룹은 1991년 일본 구몬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교원구몬에 ‘구몬식 스스로 학습법’이란 시스템을 적용했다.

구몬이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유도 구몬 특유의 시스템이다. 구몬은 자학자습(自學自習)이 원칙이다. 주입식 교육은 없다. 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공부할 때 힌트를 주면서 문제 해결을 돕는 정도다.

구몬은 연령과 학년에 따라 학습 수준을 정하지도 않는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도 이해력만 따라주면 고교 과정의 미적분 문제를 풀 수 있다. 학생들은 연령·학년별 수준을 벗어난 독학에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구몬이 교육 자료 난이도를 세분화해 학생이 무리 없이 학습 진도를 밟아가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수천 개의 워크시트를 통한 반복 학습도 고객 만족의 이유다. 레이첼 칼훈 뉴욕 IBM 고객 대응 부서장은 “어린 시절 구몬에 다니며 수천 개의 수학 워크시트를 반복 학습했다”며 “계산기를 이용하지 않고도 꽤 복잡한 연산을 신속하게 해낼 수 있는 이유”라고 전했다.

북미지역의 구몬은 지난 17년 간 구가해온 꾸준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입장이다. 뉴저지 인근에 위치한 눈높이가 바짝 추격해오고 있어서다. 2011년 눈높이는 자사 운영을 위해 미국에 소재한 삼성 본사 건물을 매입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대교그룹의 학습지 브랜드인 눈높이는 '비판적 사고'를 강조한다. 워크시트를 이용한 반복 학습 등 기반은 구몬과 유사하지만, 학생들의 사고력 증강을 위해 퍼즐과 퀴즈도 포함한다. 이는 IQ 테스트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 교원]


미국 부모들이 자녀들을 아시아식 입시 학원에 보내는 동안, 아시아 학생들은 고등 교육을 받기 위해 미국 대학으로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무부와 국제 교육 연구소가 발표한 '2017 오픈 도어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으로 유학온 대학생의 55%는 중국, 인도, 한국인이다. 베트남, 대만, 일본도 학생 수효를 기준으로 상위 10개국 안에 포함됐다.

미국 유학의 인기는 역동적인 수업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대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타인과 공유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토론과 발표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다. 미국 교수들은 토론 수업 참여도를 바탕으로 학생들을 평가한다. 높은 성적을 받고자 하는 학생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의견 개진에 힘써야 하는 구조다.

프랑코 베르디노 눈높이 뉴욕 지사장은 "아시아 학생들은 자국 학교에선 키우기 어려운 혁신성과 창의성을 배양하기 위해 미국 대학에 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