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 화재서 생명 구한 시민 'LG 의인상'…故 구본무 회장 뜻 이어

2018-05-28 11:00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
LG 의인상 수상자, 2015년 제정 이후 지금까지 75명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오피스텔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의식을 잃은 주민을 구해 LG의인상을 수상한 김해원(왼쪽부터), 김영진, 박재홍씨[사진=LG복지재단 제공]


고(故) 구본무 회장은 영면했지만, 그의 뜻을 기린 'LG 의인상'은 계속되고 있다.

LG복지재단은 지난 19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오피스텔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의식을 잃은 주민을 구한 김해원(49), 김영진(44), 박재홍(30)씨 등 3명에게 LG 의인상을 전달키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인근에서 자동차 공업사를 운영하는 김해원씨는 이날 오후 3시경 오피스텔 건물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하고 곧바로119에 신고한 후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어 근처 공사장에서 작업 중이던 김영진씨와 지역 주민 박재홍씨도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들 3명은 화재로 연기가 자욱한 5층에서 인기척이 있는 방을 발견했다.

출입문이 열리지 않자 이들은 1층으로 내려가 문을 강제로 열 수 있는 도구를 가지고 와 문을 열고 유독가스를 마셔 쓰러진 주민을 밖으로 옮겼다.

구조된 주민은 양팔 및 얼굴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구하기 위해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불타는 건물 속으로 뛰어든 이들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우리 사회가 함께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수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LG복지재단은 앞으로도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우리 사회의 의인들을 꾸준히 발굴해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구 회장은 2015년 LG복지재단을 통해 LG의인상을 제정해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구 회장은 우리 사회가 점점 더 각박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평범한 사람들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뜻으로 우리 사회의 의인들을 지원하는 LG의인상을 만들었다.

현재까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소방관, 경찰, 군인 등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 위해 위험을 무릅쓴 크레인·굴착기 기사와 같은 '시민 의인' 등 2015년 제정 이후 75명에 달하는 LG 의인상 수상자를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