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기부한 박춘자 할머니 등 시민 5명 'LG의인상' 선정

2021-09-14 11:00
박 할머니, 김밥 장사로 모은 전 재산 6억3000만원 기부

LG복지재단이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시민 다섯 명을 선정해 ‘LG의인상’을 수여했다.

LG복지재단은 김밥 장사로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고 40여년간 장애인을 위해 봉사해온 박춘자(92) 할머니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14일 밝혔다.

또한 15년째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한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최복동 소방위(58), 익사 위기에 처한 이웃의 생명을 구한 김현필 경위(55), 이한나씨(36), 정영화 소방교(31)도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박 할머니는 열 살 무렵부터 50여년간 매일 남한산성 길목에서 등산객들에게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 6억30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두 기부했다.

박 할머니는 3억3000만원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3억원은 장애인 거주 시설인 ‘성남작은예수의집’ 건립금으로 쾌척했다.

이에 앞서 박 할머니는 마흔 살 무렵부터 40여년간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다. 60대에 김밥 장사를 그만둔 후 11명의 지적 장애인을 집으로 데려와 20여년간 친자식처럼 돌봤다.

올해 5월부터는 거주하던 월셋집 보증금 중 일부인 2000만원까지 기부한 후 한 복지지설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박 할머니는 사망 후 남을 재산마저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의 녹화 유언도 남겼다.

박 할머니는 “남을 도울 때 가장 즐겁고, 장애인을 도울 땐 있던 걱정도 싹 사라진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복동 전남 담양소방서 소방위는 15년째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한 수익금으로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최 소방위는 “직접 땀 흘려 노력한 대가를 기부할 수 있어 더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폐품을 모아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현필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경위는 지난달 8일 야간 근무 중 3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10m 높이 다리에서 물에 뛰어들어 30대 남성을 구조했다.

이한나씨는 지난달 4일 전남 완도군 보길도 중리 해수욕장에서 어린이 두 명이 조류에 떠밀려가는 것을 목격하고, 탈진한 초등생 형제를 구조했다.

정영화 대구동부소방서 소방교는 지난달 2일 경북 포항 흥환해수욕장에서 휴가를 보내다 엎드린 채 바다 위에 떠있는 한 남성을 목격하고, 바다에 뛰어들어 그를 끌어내 구조했다.

LG 관계자는 “편안한 삶 대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베푸는 삶을 선택한 두 분의 숭고한 이웃사랑 정신과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불사하고 기꺼이 물에 뛰어든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LG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62명이다.
 

LG의인상에 선정된 박춘자 할머니.[사진=LG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