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00만쌍 이혼 도장 찍는 중국…'이혼 테스트'도 등장

2018-05-23 21:08
롄윈강시 정부, 이혼 직전 부부 대상 테스트 진행…결혼기념일·배우자 생일 답해야

[사진=아이클릭아트]


중국 장쑤성의 롄윈강시에서 이혼하려면 다른 곳엔 없는 특별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바로 '이혼 테스트'다. 롄윈강시 정부는 지난 주부터 이혼을 원하는 부부를 대상으로 그들의 결혼 생활을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셀프 테스트를 권하기 시작했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이혼 테스트는 총 3개 파트로 이뤄져 있다. 첫번째 파트에서는 결혼기념일이나 배우자의 생일 등 총 10개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두번째 파트는 첫번째보다 긴 4개의 질문으로 구성된다. 이를테면 "결혼 생활의 가장 큰 갈등은 무엇인가"와 같은 내용이다. 이어서 세번째 파트에서 부부는 결혼에 대한 생각과 이혼 후의 계획에 대한 에세이를 제출해야 한다.

시 정부 관계자는 해당 테스트에서 60점 이상을 획득한 부부는 파경을 막을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해당 테스트는 어디까지나 권장사항이다. 그럼에도 상당수 부부들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테스트 참여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지방정부까지 이혼을 막으려 발벗고 나선 이유는 중국의 이혼율이 매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1000명 당 이혼건수를 뜻하는 조이혼율의 경우 2006년 1.46명, 2016년 3명으로, 10년 만에 2배로 늘었다. 2016년에만 총 420만 쌍이 이혼을 택한 셈이다. 반면 결혼한 인구는 전년 대비 6.7% 감소한 1140만 명에 그쳤다.

이혼을 택하는 중국인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 및 사회변동과 함께 나타나고 있는 가치관의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최준환 강릉원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지난 2016년 '한중사회과학연구' 기고를 통해 중국의 이혼율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도시화를 꼽았다.

"중국의 도시화에 따라 지리적인 인구 이동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장기 또는 단기적으로 별거하는 부부들이 증가하면서 가정의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면서 이혼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이혼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지역은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대부분 경제가 발달한 도시들이다.

연구진은 이혼율의 급증이 당사자들은 물론 자녀들에게도 육체적·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한편으로는 중국 사회의 발전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혼인과 이혼의 자유 등 개인의 권리 보장 차원에서 한발짝 나아가는 등 중국 사회의 포용력이 이전에 비해 상당히 진전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