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초읽기…5개국 외신기자 "바쁘다 바뻐"

2018-05-23 18:50
생중계·SNS 등 현지 상황 소개…北 구체적 행사 진행 방법은 미공개

[영상취재 = 공동취재단]


23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취재를 위해 북한을 방문한 한국·미국·중국·러시아·영국 등 5개국 외신기자들도 현지에서 생생한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외신 기자, 트위터 등 SNS 통해 현지 소식 전해

핵실험장 폐기 행사 참석을 위해 풍계리에 도착한 외신기자들도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긴장감이 감도는 현지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일정이 별도로 공지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신 언론인들은 생중계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현지 상황과 분위기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중국 중앙(CC)TV는 북한에 도착한 후 생중계를 통해 "(한국 취재진이 뒤늦게 합류한 것에 대해) 외신 기자들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CCTV 기자는 이번 행사에서 외신 기자들이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방식을 둘러싼 기술적인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 기자는 "외신기자단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 측이 준비한 핵실험장 폐쇄방식과 이와 관련한 세세한 기술적인 부분"이라며 "핵실험장 폐쇄방식에 대해 외부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도 취재진이 주목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아시아특파원 톰 체셔 기자는 22일 생방송에서 "공항에 도착했을 때 모두가 유니폼을 입었고, 그들은 마치 마네킹처럼 보였다"며 "모든 사람이 김씨 일가의 배지를 달고 있었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 무시무시할 정도로 조용했다"면서 현지에서 느낀 바를 전달했다.

특히 그는 "공항에서 위성 전화와 방사능 측정 장비를 압수당했다"며 북한 관리들이 풍계리 핵실험장은 안전하므로 측정 장비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로 지어진 공항은 북한이 관광지로 추진하고 있는 원산 지역의 일부"라면서 "이 정권은 상징주의와 이미지, 선전 등을 내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현지에 도착한 외신기자들은 2, 3, 5번 갱도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덕역에서 위로 올라가면 경비시설과 고위급인사 체류 시설이 있고, 그 위에 기술자 지역 체류 시설, 그 위에 갱도지역이 위치해 있다.
 
풍계리에는 4개의 갱도가 있다. 1차 핵실험에 사용하고 오염으로 폐쇄된 1번 갱도와 2∼6차 핵실험에 사용한 2번 갱도를 제외하고, 3번과 4번 갱도는 사용이 가능한 상태로 관리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어느 정도 거리에서 볼 수 있을지, 어떤 절차를 통해 행사가 진행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북,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행사 꾸준히 진행

북한은 냉각 국면에 접어든 외교적 상황과는 달리, 침착하고 꾸준하게 폐기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행사를 앞두고, 전망대를 설치하는 등 폐기 준비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22일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를 위해 전망대를 설치하는 등 추가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8노스가 공개한 지난 21일 풍계리 일대의 위성사진을 보면 서쪽 갱도와 북쪽 갱도의 폭파를 지켜볼 수 있는 전망대가 완공됐고,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도로도 추가로 정비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각 갱도 주변에 용도를 알 수 없는 창고형 건물 몇 개가 새로 지어졌다. 이 중 남쪽 갱도 옆에 있는 건물은 폭발물 보관을 위한 용도로 보인다고 38노스는 전했다.

행정지원 구역에 있는 시설 몇 동은 제거됐고, 이 자리에 조경용 나무들이 등장했다. 그동안 지휘센터에 주차돼 있던 차량 4∼5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앞서 38노스는 지난 15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 설치로 추정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