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R] 위기의 아베..3선 연임 가능할까
2018-05-24 06:00
사학스캔들, 재팬패싱 논란 등으로 위기 몰려
요즘 일본은 인구감소와 경기개선으로 대졸자가 모자라 미리 대학 3학년때부터 이들을 선점할 정도로 취업이 잘 되고 있다. 하지만 사학스캔들과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재팬 패싱(일본 배제)' 비판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각의 지지율은 30%대에 머물고 있다.
경제 부진이 가시화하고 청년 취업률이 최악이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70%가 넘는 우리나라와 대조적이다.
장기 불황 이후 엔저 정책 등으로 고용이 늘어나고 경기를 살리는 데 성공하면서 장기 집권을 노려왔던 아베 총리로서는 몇 달 전만 해도 문제가 전혀 없어 보였다. 사학스캔들이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그의 지지율은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가케학원에 대한 수의학부 신설 허가가 특혜라는 의혹에 대해 '아베 총리에 책임이 있다'는 답변도 65.2%로 나타났다.
◆ 사학스캔들로 경기 호조 불구 정권 지지율 30%대
사학스캔들로 인한 아베 총리의 신뢰성에 대한 불만을 일본 국민들이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아베 총리 측근인 야나세 다다오 전 총리 비서관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하다 가케학원 관계자와 국회에서 면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겪이 됐다.
야나세 전 비서관은 지난 10일 국회에 참고인으로 나와 “2015년 4월 총리 관저에서 만났다”며 아베 총리와의 연관성이나 특혜 의혹은 부인했다.
NHK 조사에서 아베 총리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는 야나세 전 총리 비서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79%가 "납득할 수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 국민들 대다수가 아베 총리가 직접 스캔들에 관여돼 있다고 여기고 있는 셈이다.
야나세 비서관이 지자체 관계자들에게 총리가 챙기는 안건이라고 말했다는 문건이 지난 4월 공개되기도 했다.
아배 총리는 미국 유학시절부터 친구인 가케 고타로 가케학원 이사장의 수의학부 신설 허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특혜 의혹를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수의사 과잉 우려에 52년간 수의학과 신설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가케학원의 신청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였다.
스캔들은 가케 학원 관계자들과 해당 수의학부 설치 지역인 에히메현, 이마바리시 관계자들이 야나세 당시 비서관과 만난 사실을 기록한 문서가 공개되면서 확대됐다.
에히메현이 작성한 문서에는 가케학원 관련 안건이 '총리 안건'이라고 표현돼 있었다.
아베 총리측과 관련 의혹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3일 가지야마 히로시 지방창생상이 전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2015년 내각부 지방창생추진실의 후지와라 유타카 차장이 에히메현 이마바리시 방문 때 가케학원 차량 이용을 증언했다고 밝혔다.
공무원과 가케학원의 유착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해당 수의학부는 에히메현 이마바리시 오카야마이과대에 설립돼 올해 신입생이 입학했다.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구매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스캔들, 자위대 일일보고 문건 은폐 의혹, 후쿠다 준이치 전 재무성 차관 여기자 성희롱 등 불리한 스캔들도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
◆ 한반도 관련 재팬패싱 논란도 악재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재팬패신 논란에도 일본 여론은 민감하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정상회담, 북중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고 있는 가운데 완전한 비핵화와 납북일본인 송환 요구를 내세우고 있는 아베 총리의 입장에서는 애가 타고 있다.
여기에 북한은 지난 12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 취재 대상 국가에서 일본을 제외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달중 핵실험장 폐기를 예고한 공보를 발표하면서 국제기자단을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한국 기자로 한정했다. 북핵 6자회담 국가에서 일본만 빼고 대신 영국을 포함시켰다.
완전한 비핵화를 강하게 표현하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조했던 일본의 입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의 재팬패싱 노골화로 아베의 입지는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북일대화 추진에 진전이 없는 가운데 일본의 납북자 가족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고이즈미 정부에서 지난 2002년 관방장관으로 총리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이 일본인 납치 사실을 사과하도록 하는데 역할을 했던 아베 총리가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 개헌 추진 동력도 떨어져
잇딴 스캔들로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도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헌 추진 자체가 연임을 위한 이슈전환용이라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자위대 보유를 허용하는 헌법 개정에 대해 호헌 세력들은 평화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1947년 5월 공포된 일본 헌법은 군사 보유를 금지해 평화헌법으로 불리고 있다.
헌법 9조는 1항에서 '국권의 발동에 의한 전쟁 및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항에서는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 및 그 이외의 어떠한 전력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아베 총리는 사실상 자위대를 두고 있어 위헌소지가 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헌법 9조에 자위대 보유를 규정한 개헌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아베 총리가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개헌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으나 올해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여론의 관심도 멀어진 상태다.
아사히신문이 지난달 유권자 1949명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개헌에 찬성하는 의견은 30%로 1년 전 대비 8% 포인트 낮아졌고 반대하는 의견은 58%로 1년 전 50% 대비 8% 포인트 올랐다.
9월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아베 총리의 3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커지고 있다.
산케이신문이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9월 결정되는 차기 자민당 총재에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5.0%의 지지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아베 총리는 22.4%를 얻어 23.3%를 획득한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수석 부간사장 다음으로 세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