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집값 안정과 거래절벽

2018-05-16 16:00


서울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주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03% 상승하는 등 올해 들어 꾸준히 오름폭이 낮아지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의 약발이 먹힌 모습이다.

그동안 비이성적으로 급등했던 서울 집값이 진정된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잠재적인 위험이 꿈틀대고 있다. 아파트값 안정세 속에서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지난 4월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 건수는 6313건으로 전월(1만3864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5월 들어서도 일평균 거래가 작년 같은 때의 절반으로 감소하는 등 거래절벽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됨에 따라 당초 예상했던 일이지만 정도가 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집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 간 눈높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집주인들은 그동안 집값 상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집을 싸게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은 집값이 여전히 높다고 생각하며 추가 하락만 기다리고 있다. 이같이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보기로 거래가 줄면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거래절벽으로 인해 지금 당장이야 부동산 시장의 안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계기가 생겨 폭발하면 더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그간 인위적으로 눌렸던 집값 억제 압력이 갑자기 풀리면서 누적된 것까지 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수요를 무조건 억제만 할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 거래가 유지되도록 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퇴로를 모두 막아놓고 집을 처분하라고 압박을 하는 것은 거래절벽만 더욱 부추기는 꼴이다.

아울러 수요자들에게는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투기를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대출 등의 규제도 풀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