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배달비 유료’ 선언 2주…포장주문 늘었다
2018-05-15 17:45
소비자들, 2000원 이용료 ‘가격 인상’ 인식…가맹점별 배달비 받는 업체 확산될듯
치킨업계 1위인 교촌치킨이 배달비 유료를 선언한지 2주가 지났다. 비비큐(BBQ)와 bhc는 본사 차원에서 배달비 유료를 공식화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가맹점 개별로 배달비를 받는 곳이 상당수 있어 ‘치킨 배달비 유료’는 전면화될 전망이다.
교촌치킨은 지난 1일부터 건당 2000원의 배달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한 이후 포장 주문 비율이 소폭 늘었다고 15일 밝혔다.
치킨은 보통 배달 주문 비율이 80~90%로 압도적이다. 교촌치킨은 배달 서비스 이용 시에만 배달료를 적용했을 뿐, 기존 메뉴 가격 변동은 없다. 그런데도 갑자기 포장 비율이 늘어난 것은 2000원의 배달 이용료를 소비자들이 사실상 ‘가격인상’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 점주는 “이 같은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기존 대비 포장 주문이 5~10% 늘었다”며 “집이 가까운 손님에게 포장주문을 권유할 때도 있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이 일부러 매장까지 나올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BBQ도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1000~2000원의 배달비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 입장에서 결론은 같지만, 교촌치킨은 제품가격을 올리는 대신 '배달비 별도'란 우회로를 택했다. 배달비를 따로 받으면 기존 인건비 상승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포장주문은 배달료가 포함 안 돼 가맹점주 마진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치킨 가맹점 자체 배달원일 경우 서울 수도권 기준 배달비만 3000원이다. 최근에는 대부분 배달전문업체를 이용하는데 3500~3800원선이다. 매장이 아주 바쁠 때 이용하는 퀵 서비스는 5000원까지 들어간다.
교촌치킨 인기메뉴인 허니콤보를 주문할 경우, 한 마리 가격은 1만8000원이다. 여기에 본사로부터 제공받는 닭값 5000원 포함 재료값이 60~70%를 차지한다. 배달 인건비 30%, 나머지 10% 내에서 가맹점주는 마진을 남길 수 있다.
A치킨 매장 점주는 “매출은 한정적인데 임대료, 인건비는 계속 올랐으니 우리들의 월급은 해마다 줄어든 셈이다”라며 “소비자들이 배달료마저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치킨가게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