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우의 Pick味](영상) BBQ ‘뱀파이어치킨’ 1·2·3단계 연속 먹기···눈에서 땀이 주르륵

2019-10-05 22:37
마라핫치킨·굽네 볼케이노 보다 더 매운 뱀파이어치킨 출시
장기 불황 탓? 식품·외식업계, 매운맛 열풍 8년째 지속


(오른쪽부터) BBQ 뱀파이어치킨 1단계 버닝, 2단계 블러드, 3단계 헬게이트 [사진=이서우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BBQ(비비큐)가 최근 업계 최고 매운맛 기록을 경신한 신제품 ‘뱀파이어치킨’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비비큐 직영점을 찾아 지옥을 경험한다는 ‘뱀파이어 치킨’을 먹어봤다. 종로 직영점은 비비큐에서 신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내부 직원들이 시식회를 열고 평가를 하는 시험매장 역할을 한다.

뱀파이어 치킨은 매운맛을 △1단계 버닝△2단계 블러드△3단계 헬게이트로 구분한다. 비비큐에서 매운 정도를 나타내는 표준 단위인 스코빌 지수(SHU) 측정 결과 뱀파이어치킨 3단계는 1만4000 SHU를 기록했다. 국내 라면 가운데 SHU가 가장 높은 삼양식품 ‘핵불닭볶음면 미니(1만2000 SHU)’를 넘어섰다.

매운 정도를 구분해보기 위해 3가지 맛을 모두 주문했다. 전부 빨간 양념이지만, 육안으로 보기에도 색이 확연히 달랐다. 3단계 헬게이트가 가장 검붉었다.

기자는 불닭볶음면을 다 먹고 나면 얼굴이 새빨개 지지만, 꽤 좋아하는 편이다. 동석한 후배A는 치킨은 프라이드만 가능하다. 후배B는 맵지 않으면 식욕이 돌지 않는다.

능력치가 각각 다른 우리 세 사람은 1단계부터 맛을 보기 시작했다.

기자와 후배A 같은 범인(凡人)들은 초장부터 벌써 맛있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달짝지근한 일반 양념에 알싸함을 더한 듯한 1단계가 치킨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듯했다. 후배B는 아직 미동이 없었다.

2단계에서는 세 사람 모두 “음~”하고 한입 먹자마자 자동 화음을 맞췄다. 후배A는 벌써 매운맛이 올라와서 고통의 탄성을 내지른 것이었고, 기자와 후배B는 감탄사였다. 약하게 카레 향이 나는 듯했는데, 실제로 울금이나 강황과 같은 카레 성분은 매운 양념을 만드는데 종종 쓰인다.

드디어 3단계, 후배A가 백기를 들었다. 기자는 3단계를 두어 점 먹자, 불닭볶음면 1개를 쉬지 않고 한꺼번에 다 먹은 직후의 상태가 됐다. 앞서 1·2단계를 먹고 시간이 지나면서 슬슬 예열된 탓도 있었지만, 확실히 3단계는 강력했다. 후배B는 그제야 맛있다고 몸서리를 쳤다.

뱀파이어치킨은 분명히 마니아를 공략하는 매운맛이지만,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양’을 조절한 것이 결정적이다. 매운 정도를 3단계로 나눈 것뿐만 아니라, 양념의 총 양을 조절했다. 3분의 2 정도만 발라도 충분히 자극적이기 때문이라고 비비큐는 설명했다.

실제로 기자는 치킨을 먹고 남은 양념에 사이드 메뉴인 닭껍질 튀김, 소떡소떡(소세지와 떡꼬치)을 찍어 먹었다. 양념이 전혀 부족하지 않을뿐더러, 이게 진짜 별미다. 꼭 한번 시도하길 추천한다.

비비큐는 또 이번 뱀파이어치킨 출시와 함께 1인용 반마리 세트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가격은 사이드 메뉴를 추가해 1만5000원이다. ‘1인1닭’하기 부담스러운 싱글족에게 최적화한 선택지다. 가족 중에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메뉴를 주문하면서 추가하기에도 적당한 양이다.

불닭볶음면이 시장에 나온 2012년 이후 치킨업계에도 몇 년간 매운맛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비비큐는 2016년 출시한 ‘마라핫치킨’이 당해 자체 판매량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bhc치킨은 ‘맵스터’, 굽네치킨은 ‘볼케이노’를 각각 선보였다. 이들 제품도 각각 출시 당해 매출 상위 5위를 기록했다. 굽네치킨은 이듬해인 2017년 기존 볼케이노 보다 2배 매운 1만2288 SHU 익스트림 볼케이노도 출시했다.
 

[촬영/편집=이서우&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