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체크] 뜨거운 감자된 뉴스편집..네이버 뉴스 서비스 변천사

2018-05-11 14:12
2000년 '네이버 뉴스(인링크)'로 차별화...언론사 트래픽 급격히 감소
2009년 '뉴스캐스트(아웃링크)' 도입...낚시성 기사 문제 부각
2013년 '뉴스스탠드(인링크)'로 개편...언론사 선택해 보는 방식
2018년 모바일 뉴스편집 손떼..뉴스판, 뉴스피드판 도입 예정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9일 서울 역삼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뉴스 서비스 및 댓글 개선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일명 드루킹 댓글 조작사건의 여파로 네이버가 지난 9일 모바일에서의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편안을 발표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말대로 공간과 기술만 제공하는 고전적인 플랫폼 업체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대표 검색엔진에서 인터넷 종합 플랫폼 업체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뉴스 서비스는 네이버에겐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성장의 동력입면서 동시에 감당하기 힘든 부담이기도 했다. 모바일 뉴스 서비스의 개편을 계기로 네이버 뉴스 서비스 변천사를 되짚어 봤다. 

네이버는 2000년 5월 뉴스를 인링크 방식으로 제공하는 ‘네이버 뉴스’를 선보였다. 네이버가 뉴스 유통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이다. 네이버 뉴스 담당자가 제휴 언론사로부터 받은 기사를 직접 엄선하고 배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해왔다. 이는 국내외 검색 엔진과 서비스 차별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네이버가 국내 검색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데 상당 부분 기여했다. 동시에 언론이 아니면서 사실상 언론의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네이버로 뉴스 공급 주도권이 쏠리자, 언론사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네이버의 인링크 뉴스 서비스는 기존 언론사 홈페이지의 트래픽을 빼앗았다. 네이버는 언론과 상생하는 방안으로 2009년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뉴스캐스트는 네이버 첫 화면 뉴스 공간에 언론이 직접 배치한 기사를 아웃링크 방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그러나 뉴스캐스트 도입 후 언론사별 과도한 트래픽 경쟁으로 낚시성 기사가 난무했고,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악성코드가 발생하는 등 이용자 피해가 커졌다. 사태가 악화하자 네이버는 2013년에 뉴스캐스트를 보완한 ‘뉴스스탠드’를 출시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뉴스캐스트가 기사 제목을 클릭해 뉴스를 보는 방식이었다면 뉴스스탠드는 이용자가 원하는 언론사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언론사의 홈페이지를 축약한 별도 페이지를 개설해 이용자들이 언론사별 주요 기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네이버가 뉴스를 제공하는 방식은 △네이버 뉴스(인링크) △뉴스스탠드(아웃링크) △키워드 검색(인링크‧아웃링크) 등 세 가지로 확정됐다. 각각의 제휴 계약이 다르다. 세 가지 방식에 모두 포함된 언론이 있는 반면, 하나 혹은 두 가지 방식만 제휴하고 있는 것도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가 전재료를 제공하는 인링크 방식의 네이버 뉴스의 진입장벽이 가장 높다.

네이버는 모바일 페이지는 2009년 6월 개설됐다. 네이버는 첫 화면에 ‘뉴스’ 탭을 배치했다. 이는 PC의 네이버 뉴스 서비스와 같이 모든 기사가 인링크 방식이며, 네이버 담당자가 기사 위치를 정했다.

모바일에서도 뉴스스탠드를 이용할 수 있으나, 대다수 이용자는 첫 화면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뉴스에 관심을 가졌다. 뉴스 소비가 PC에서 모바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네이버 첫 화면은 공론의 장이 됐다. 이곳에 노출된 뉴스는 다른 뉴스에 비해 더 많은 댓글이 달렸기 때문이다. 정치와 선거 등과 같이 민감한 주제를 다룬 뉴스도 네이버의 편집에 따라 여론을 들끓게 만들 수 있었다. 이에 언론이 아닌 네이버가 뉴스를 편집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판으로 이어졌고, 최근 댓글 조작 사태까지 겹치면서 네이버는 뉴스 편집권(모바일 한정)을 내려놓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다만 콘텐츠가 플랫폼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커지는 만큼,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 자체를 포기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성숙 대표는 9일 뉴스 서비스 및 댓글 정책에 대한 추가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고민이 많았고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여러 문제를 내려놓지 않으면 네이버의 발전도 없다고 판단했다”며 "공간과 기술만 제공하는 역할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