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관리·아웃링크 언론사에 넘겨...모바일 홈 구글처럼

2018-05-09 16:17
- 뉴스판 신설...뉴스편집, 댓글운영 언론사가
- 아웃링크 가이드라인 마련...언론사와 협의
- 24시간 모니터링 등 매크로 공격 대응조치도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9일 서울 역삼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뉴스 서비스 및 댓글 개선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뉴스 편집과 댓글 운영을 언론사에 맡기기로 했다. 아웃링크 등 뉴스 연결 방식은 언론이 선택하는 식으로 사실상 공을 넘겼다. 일명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야권을 중심으로 정치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관련 사안의 본격적인 입법화에 앞서 선제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9일 서울 역삼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뉴스 서비스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4월25일 블로그를 통한 1차 대책 발표에 이은 추가 대책의 성격이다. 이날 간담회는 한성숙 대표가 직접 발표에 나설 것으로 사전에 예고되면서 이전 대책 발표 때보다 무게가 실렸다.

네이버는 우선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뉴스 서비스 체제를 전면 개편한다.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 급등 검색어를 빼기로 했다. 구글처럼 검색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뉴스는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식으로 뉴스판(가칭)에서 볼 수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언론사를 선택해 보는 식이다. 이전 뉴스캐스트 방식과 유사하다. 뉴스 편집과 댓글 운영권이 언론사에 넘겨진다. 뉴스판에서 나오는 광고 수익은 전액 언론사가 갖는다. 

사용자 개인관심사에 초점을 맞춘 뉴스피드판(가칭)도 신설된다. 네이버 인공지능(AI) 추천기술인 에어스(AiRS)가 골라 준다. 네이버가 뉴스 편집에 개입할 여지가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야권이 요구했던 아웃링크제 전면 도입은 사실상 유보했다. 네이버는 인링크 방식으로 전재료를 받고 있는 언론사들과 개별적으로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가 70여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사전 조사를 한 결과 단 한 언론사만 아웃링크 방식으로의 전환에 찬성했다. 네이버는 일단 일명 삐끼성 광고 등을 걸러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 방침이다. 아웃링크는 뉴스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드루킹 댓글조작에 사용된 매크로(동일작업 자동 반복 프로그램) 공격 대응조치도 담겼다.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소셜 계정 댓글 작성도 제한한다. 동일 전화번호로 가입한 계정을 통합해 댓글을 추가로 다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한 대표는 "고민이 많았고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여러 문제를 내려놓지 않으면 네이버의 발전도 없다고 판단했다”며 "공간과 기술만 제공하는 역할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의 공세는 식지 않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은 "일부 언론사만 아웃링크 방식을 선택하게 하면 유망상권의 건물주가 세입자를 쫓아내는 격"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