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석방 미국인 직접 마중...북·미 정상회담 개최지 싱가포르로 압축
2018-05-10 16: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됐다 전격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을 태운 비행기가 10일 새벽 (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하자 이들이 탄 비행기에 들어가 이들을 직접 데리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여객기 안에서 수분간 머무른 후 북한에서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와 함께 미국 땅을 밟았다. 북.미 정상회담 전망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뭔가 하길 원하며, 그의 나라를 '진짜 세상'(real world)으로 데리고 나오길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CNN 등 외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직히 우리는 이것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나 일어났다"며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마중을 나선 트럼프 대통령을 동행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보여준) 긍정적인 의사 표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양측의 입장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폼페이오 국무 장관이 북한 측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조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때문에 그간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해온 미국 측의 입장이 수용됐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 싱가포르 유력한 이유? "중립적 위치로 北관료 부담 적어"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를 정했으며 사흘 안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무장지대(DMZ) 판문점은 (개최지가) 아닐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5~6월 예정돼 있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싱가포르가 유력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장소로 비무장지대(DMZ) 판문점과 싱가포르를 직접 거론해온 데 따른 것이다.
싱가포르는 지정학적으로 중립국의 성격을 띠고 있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블룸버그통신, CNN 등 외신은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북한 관료들이 편하게 느끼는 곳"으로 이념 대립에 대한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호와 안전성, 이동 편의성, 교통 등 탁월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국 대사관이 모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례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200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는 점도 이번 정상회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전 대만 총통 간 양안 분단 66년 만의 첫 회담을 개최했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다만 백악관 안팎에서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치러진다고 해도 이후 상황에 따라 추가 회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