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직원이 행복한 회사

2018-05-09 19:00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사진= 하나금융그룹 제공]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보내며 직원과 회사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나와 같은 대부분 기성세대들은 가정보다 직장생활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살아왔다. 직장에서의 성공이 가정생활의 소홀함을 보상한다고 생각했고, 사회적으로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직장과 개인의 삶을 구분하고 오히려 개인의 삶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기업들도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워라밸)라는 키워드로 직장과 가정의 양립 추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정시퇴근의 권리를 넘어 유연근무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사내시설 확충으로 직장 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 근로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도 여전히 직장인에게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주는 단어는 '직장상사'라고 한다. 회사는 사람과 일이 결합돼 있는 조직이다. 조직원 간 불편함이 존재한다면 일을 잘 해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상급자와 하급자 간의 수직적인 조직에서 동료 간 파트너십이 형성되는 수평적인 조직으로 바뀌고, 소수의 특별한 인재보다 많은 직원들이 참여하는 집단 지성의 힘이 작동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상호 소통과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누구나 미팅에 참여해 발언할 수 있고 경청하는 문화가 마련돼야 한다.

회사를 위해 누구에게든 쓴 소리도 할 수 있고 받아줘야 한다. 우리 모두가 회사 성장을 위한 주역이라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연공서열에 의한 직급보다는 직책을 존중해주는 문화 역시 만들어져야 한다. 회사의 공과 개인의 사가 확실하게 구분되는 제도 역시 필요하다. 이는 개인이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에 대해서도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으로 확장돼야 한다.


기업 경영에 있어 이익추구는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동안 기업의 제1 경영원칙은 이익 추구였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직장에 대한 직원들의 가치관이 변하듯 경영자나 오너들의 회사 경영원칙도 변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금융사들은 최근 '행복경영'을 기조로 직원 존중의 '휴머니티 경영'을 하고 있다. 기업들은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해 고객 중심의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고객은 회사존립의 근원이자 지속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고, 그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리다. 그렇다면 행복하지 않은 직원이 고객에게 감동을 선물 할 수 있을까. 경영자로서 직원 행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일을 통한 성장과 자부심이 담보돼야 고객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최고의 상품 개발과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다.

온라인 신발거래 업체인 
자포스(Zappos)는 사람 중심의 행복경영 효과를 실적으로 증명했다. 수천명에 달하는 콘택트센터(콜센터) 직원들은 매뉴얼화된 대본, 시간제약, 응대방식 없이 직원 스스로 손님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이같은 인간적 교감을 중시한 이후 이 회사는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현장의 직원은 누구의 고객일까. 바로 임원을 비롯한 본부직원들이다. 경영자에게는 직원이 제일 중요하다는 인식의 전환 즉, 사람중심 경영의 원칙이 확립돼야 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직장은 의식주 문제를 넘어 회사는 가정, 직원은 회사·손님을 향한 열린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 이런 조직이야말로 직원이 행복한 회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직원·손님·회사가 상호 존중하는 문화로 성장을 이끌고 그 과실을 사회와 더불어 나누면 우리 사회는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경영자가 휴머니티 중심의 경영철학을 담아 '직원 퍼스트(First)'를 선언하고 직원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고민을 할 때, 비로소 직원이 행복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