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9일 광주 집단폭행 가해자 검찰 송치... 살인미수 적용 고심... 피해자 변호인“양쪽 눈 실명 위기"
2018-05-09 00:00
“적극적 살인 의도 갖고 폭행”
광주광산경찰서는 9일 피의자 박모(31)씨 등 7명이 A(31)씨 등 남성 3명을 집단폭행한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
경찰은 쌍방 폭행으로 신고를 접수했지만 범행 현장 인근 식당에서 확보한 CCTV 동영상 등을 확인해 박씨 일행인 남성 7명을 피의자로 특정하며 공동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A씨가 "살려 달라"고 호소해도 "죽이겠다"며 적극적으로 폭행한 일부 피의자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지를 고심 중이다. 하지만 살인 의도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치 않아 경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6시28분쯤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서 집단폭행 신고가 접수됐다. 박씨 일행은 인근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택시 탑승 문제로 시비가 붙은 A씨 친구와 말리려던 A씨 등을 집단폭행했다.
경찰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가해자 7명 중 5명을 구속했다.
광주 집단폭행 피해자 A씨(31) 변호인 김경은 변호사는 8일 오전 광주광산경찰서 앞에서 의견서를 통해 “가해자들은 A 씨가 제압당한 뒤 수차례에 걸쳐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도 '너 오늘 죽어야 한다'며 현장에 있던 돌과 나뭇가지 등을 이용해 집단폭행했다”며 “가해자들은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예견했으며 적극적인 살인의 의도를 갖고 폭행한 것이다. 살인 미수로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 판례도 살인죄는 확정적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인정되고 있다. 가해자가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예견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며 “A씨는 양쪽 눈 모두 실명될 위기다. 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형법 제 250조와 같은 법 254조를 적용해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해 줄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한 A씨는 경찰에 “수차례 살려달라고 애원했음에도 '너는 오늘 죽어야 한다'며 2∼3명이 눈을 찌르고 잔혹하게 폭행을 계속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 측은 사건 현장에 현수막을 걸고 이메일 등을 통해 사건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