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청주 M15 공장 가동 앞당길 것"

2018-05-08 13:39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오른쪽)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의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 MOU(양해각서) 체결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3D낸드 플래시 전용 공장인 충북 청주 'M15'를 조기 가동하는 등 시장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박 부회장은 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의 '독거노인사랑잇기사업 MOU(양해각서) 체결식'이 끝난 후 기자와 만나 "(완공이) 올해 연말로 예정돼 있었는데 그보다는 더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M15 공장의 가동 시점은 당초 2019년 하반기에서 올해 말로 당겨졌는데, 또다시 단축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M15 공장은 23만4235㎡ 부지에 지난해 4월부터 올해 말까지 총 2조2000억원이 투입되고, 2025년까지 추가 설비에 13조3000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공장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이 공장에서 3D 낸드를 생산해 D램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메모리반도체 호황 장기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13조7213억원 중에서 D램이 차지한 비중은 90%로, 70% 정도인 삼성전자에 비해 20% 포인트 높았다. 그만큼 외부적인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뜻이다.

또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2~3년간 이같은 호황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각 업체들의 2분기 PC용 D램 가격 협상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분기에 비해 평균 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D램과 함께 메모리반도체의 양축을 이루는 낸드플래시도 2분기 들어 가격이 비슷한 수준에서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이천 본사에 5000억원을 들여 반도체 후공정 라인을 증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당 부지는 1만㎡ 규모로, 약 5000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라인은 내년 상반기 가동 예정으로,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지금보다 후공정 라인이 배 이상 커진다.

SK하이닉스가 국내에서 반도체 후공정 라인을 증설하는 것은 2007년 이후 11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해 말 3000억원을 들여 중국 충칭 공장에 낸드플래시 라인의 후공정 라인을 증설하기로 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증설에 대해 "이천 단지 내에 위치한 현대전자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을 인수한 것"이라며 "같이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오래된 건물이라 팹 설비로는 쓰기 어렵다"며 "패키지 쪽이나 백엔드 작업을 하는 쪽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 부회장은 도시바 인수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베인캐피털 연합은 중국의 반독점 심사 지연으로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반독점 심사를 미루는 것에 대해 자국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한 견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통해 낸드플래시 기술력까지 갖추게 되면 중국 반도체 업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란 점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부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재협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처음 듣는 말"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미국에서는 로펌들과 특허괴물들이 삼성과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담합소송을 벌이고 있다. 박 부회장은 이에 대해 "관련 내용은 봤다"면서도 "그쪽에서 소장을 보내봐야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