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확성기 방송시설 동시철거... '판문점선언' 후속 조치 시동
2018-05-01 16:30
남북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설치된 확성기 방송시설 철거작업에 돌입했다. 비무장지대(DMZ)를 실제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첫 조치로 보인다.
1일 군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우리 군이 확성기를 철거하는 상황에서 오전부터 북측을 주시한 결과, 북한군도 전방 확성기를 철거하는 동향이 파악됐다. 북한은 최전방지역에 40여대의 대남 확성기 방송시설을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이동형 10여대, 지상 고정형 30여대 등 40여대의 대북 확성기를 단계적으로 철거한다. 군은 이동형 확성기 방송시설은 최전방지역에서 후퇴시켰으며, 지상 고정형 시설에 대한 철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국방부가 북측과 별다른 논의 없이 “지난달 23일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북한이 곧바로 호응했던 것처럼, 확성기 철거도 즉시 이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힐 당시만 해도 성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북측이 ‘남과 북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한다’는 남북 정상회담 합의 결과에 대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행하면서 우려가 불식된 셈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시작돼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북한은 1962년부터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우리 군은 2004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시설도 철거했다.
우리 군이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군은 이에 맞서 대남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우리 군이 남북 정상회담 나흘 전인 지난달 23일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한군도 대남 확성기 방송을 모두 중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