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노리는 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장소 '판문점'으로 급선회하나

2018-05-01 00: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중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 후보지로 판문점을 거론했다.

‘2018 노벨평화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할 때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개최해 평화와 화해의 상징성을 극적으로 부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많은 나라가 (북미 정상) 회담 장소로 검토되고 있다”며 “하지만 남·북한 접경 지역인 (판문점 내) 평화의 집/자유의 집이 제3국보다 더 대표성을 띠고 중요하며 지속할 수 있는 장소이지 않겠는가?”고 물었다.

그는 이어 “한번 물어본다”라고 공개적으로 조언을 구했다.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지만, 평소 트위터를 통해 거침없이 본인의 의사를 밝혀왔던 터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판문점을 거론한 것은 예사롭게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성공리에 개최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북미 정상회담에 온통 쏠린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한반도는 그동안 미·북 회담 후보지에서 배제됐다. 평양을 비롯한 북한은 경호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고 서울 제주 등 남한은 미·북 정상회담의 공이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에게 돌아간다는 판단 탓에 선호하지 않는 장소로 인식됐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들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여지자 가장 먼저 “워싱턴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차츰 5곳→2곳 순으로 후보지가 압축됐다고 말하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연 공동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관해서는 두 곳으로 좁혔다”고 말하면서 김 위원장의 이동 편의 등을 고려해 싱가포르와 몽골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의 시발점이자 세계사적 장소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함에 따라 역사적 대좌의 무대로 최종 낙착이 될 가능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 변화에는 문 대통령이 지난 28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북미 정상회담 장소를 제안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하면서 북미회담 2~3곳의 후보지를 놓고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판문점 평화의집은 지난 27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한 곳이며, 자유의집은 평화의집에서 130m 떨어져 있고 군사분계선(MDL)을 중간에 두고 북쪽 판문각과 마주 보는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