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커피·초코파이·의류…" 유통업계도 '훈풍'
2018-04-27 23:00
개성공단, 노동력·시장 접근성 최적 입지
백화점 "북한농산물 판매 희망" 물류협약 맺으면 황금알 될 듯
백화점 "북한농산물 판매 희망" 물류협약 맺으면 황금알 될 듯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유통업계도 '대북 특수'를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내수 중심의 유통업계에선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청사진을 꿈꾸고 있다. 의류업계는 풍부한 노동력, 시장 접근성 등 최적의 입지를 갖춘 개성공단을 주목하고 있고 식품업계는 북한에서 인기 높은 제품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자면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전 주요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남북물산전’이 진행됐다. 북한의 특산물인 원산 깐호두, 나진 표고버섯, 백두산 둥글레차 등을 각 백화점에서 선보였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유통업체들도 다양한 북한 상품의 구성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류업계에서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가진 개성공단 공장을 재가동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개성공단의 최대 이점은 노동력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싼 것은 물론 시장의 접근성이 높다는 점이다. 공장입지가 제품시장에 가까우면 운송비가 절약되고 시장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 트렌드가 빠른 패션업계에 적합하다는 평을 받는다.
2005년 개성공단 1호 제품을 만든 신원 관계자는 "가까운 중국이라 해도 현지 공장에서 한국으로 제품을 운송하는데 최소 15일은 걸리며 각 매장까지 옮기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시즌 제품을 바로 판매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개성공장의 경우 통관에 걸리는 시간까지 포함해 2시간도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원의 경우 개성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매출이 전체의 13%를 차지했었다.
다만 개성공단은 정치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속옷업체 좋은사람들은 2016년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공장을 완전히 철수하고 캄보디아에 공장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좋은사람들 관계자는 "개성공단에는 부지만 남아있고 모두 철수한 상태"라며 "남북관계가 나아지고 있지만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해선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도 개성공단의 인기상품 부활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오리온의 초코파이다. 초코파이는 2004년 북한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간식 명목으로 하루 2개씩 지급됐다. 2011년 근로자들이 초코파이를 1개당 1만원이 넘는 가격에 되파는 것이 적발되면서 공식 지급이 중단됐다. 그럼에도 북한 내에서는 초코파이 유사품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회사 전체로 보면 개성공단 납품 물량은 소량이라 수익에 별 영향이 없겠지만 초코파이가 상징하는 ‘정(情)’이란 제품 콘셉트와 남북을 매개하는 상징적인 이미지가 큰 만큼 금전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의 맥스웰하우스와 맥심 커피믹스도 과거 개성공단에서 인기 기호식품이었다. 커피믹스는 손님 접대용이나 상여금과 함께 지급될 정도로 귀한 간식으로 취급됐다. 최근에는 북한 대표음식 평양냉면을 연상케 하는 간편식 제품도 국내 시장에서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물류업계도 할 일이 많아진다. CJ대한통운은 1995년부터 대북 물류를 전담할 정도로 남북관계 개선을 지원을 해왔다. 2006년에는 북한 수해복구 물자까지 운송했다. 특히 최근 러시아 물류기업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인프라를 확보했다. 만약 북한과의 물류 협약이 맺어지면 부산에서 유럽까지 유라시아 물류 동맥이 연결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