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 성장 첫발 뗐지만…'소비ㆍ고용ㆍ무역' 산 넘어 산
2018-04-26 19:00
건설ㆍ설비ㆍ수출 '양호'…소비침체ㆍ美 中 무역분쟁 장기화 우려
"남은 분기 성장률 0.77~0.82% 돼야 올해 경제성장률 3% 가능"
"남은 분기 성장률 0.77~0.82% 돼야 올해 경제성장률 3% 가능"
1분기 경제성장률이 1.1%를 기록,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한국은행이 제시한 2018년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0%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무역분쟁과 고용 침체, 저조한 민간 소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6일 '2018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 발표 후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 4분기 성장률이 -0.2%였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다"며 "여기에 건설·설비·수출 등의 양호한 흐름이 더해지며 1.1%의 성장률이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적인 불안요소가 많았지만 수출이 4.4%의 양호한 성적을 냈다. 기계장비와 화학제품 등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조기통관이 늘며 수출이 마이너스(-5.3%)를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4분기 -2.3%에서 올해 1분기 2.8%로 상승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4.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주택 거래량이 늘며 취득세와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지속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규일 국장은 "올해가 절반 이상 남아 있어서 전망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앞으로 분기 성장률이 0.77~0.82% 사이에 있으면 3% 성장이 가능한 것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소비 침체도 우려되고 있다.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6%로 지난해 1분기(0.5%) 이후 최저다. 향후 소비를 전망할 수 있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정부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일자리 창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월 실업률은 4.5%로 17년 만에 최악이다. 건설업 등의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20대 공무원시험 응시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조선·자동차 구조조정 추이에 따라 실업자가 추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오히려 고용이 줄고 있다는 시각과 전체 임금을 높인다는 의견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한편,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등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정 국장은 "여러 파급 경로를 통해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일단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돼 소비심리가 크게 개선되는 데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