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 GM이 2.5조 투자해야 5000억 지원"

2018-04-23 19:00

한국GM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타결로 산업은행이 한시름 덜게 됐다. 이제 세간의 이목은 산업은행이 오는 27일까지 제출할 투자확약서에 무엇이 담길지에 쏠려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3일 "아직 GM과 논의할 게 많지만 원만하게 풀어나가겠다"며 "신규투자(뉴머니)에 앞서 충분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투자확약서를 제출할 경우 부담하게 되는 신규투자 규모는 GM이 요구한 총 28억 달러(약 3조원) 가운데 지분율(17%) 만큼인 최대 5000억원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앞서 "한국GM 경영실사 중간보고서가 만족스러우면 27일까지 구두 또는 양해각서(MOU)로 매우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관계기관 회의에서도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등 기존에 발표한 3대 원칙 하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실사를 마무리하고, GM과 경영정상화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신규투자를 위해선 GM의 출자전환, 산업은행의 차등감자, GM의 신차 배정, 정부의 한국GM 부평·창원공장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등이 선행돼야 한다. 배정될 신차는 하이브리드·수출용이 유력하다.

GM은 한국GM에 대한 기존 차입금(올드머니) 27억 달러(약 2조9000억원)를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동시에 산업은행도 참여할 것을 종용했다.

이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단 1원도 투입할 수 없다"고 누차 강조했다. 다만 출자전환 후 산업은행 지분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차등감자(20대 1)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예상대로 GM은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냈다. 대안으로 GM은 대출, 산업은행은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규투자해 차등감자 없이도 산업은행이 지분율을 15% 이상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물러서지 않고 투자 방식이 같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의 발언과 한국GM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더 높다는 실사 중간보고서 결과에 따라 신규투자 전망은 밝다. 보고서에는 경영정상화 계획대로면 2020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외투지역 지정에 대한 정부의 태도도 긍정적이다. 결국 GM이 얼마나 진정성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GM이 대주주로서 책임 있는 장기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는지 등을 감안해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