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롯데 보복 철회 지지부진…주중대사 현지 방문도 무산

2018-04-23 16:31
롯데월드 공사·롯데마트 매각 진전 없어
경제대화 확대 불구 가시적 성과는 미흡
노영민대사 선양 방문 이틀전 돌연 취소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건설 중인 롯데월드 조감도. [연합뉴스 ]


한·중 관계 정상화를 알리는 상징적 조치로 꼽혀온 선양 롯데월드 건설 재개와 롯데마트 매각 작업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의 선양 방문 일정까지 돌연 취소되면서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철회에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선양 롯데월드 건설 재개와 관련해 현지 지방정부와의 협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시공 허가가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매각의 경우도 "특별한 변동은 없다"며 "롯데 측과 매수 의향이 있는 중국 기업들 간의 논의가 진행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선양 롯데월드 건설 공사는 2016년 11월부터 1년 반 가까이 중단돼 있다. 롯데가 3조원을 투자해 백화점·영화관·테마파크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3월 이후 당국의 제재와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다. 롯데는 112개(마트 99개·슈퍼 13개) 매장을 팔고 중국을 떠날 심산이지만 당국의 승인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가 성주 사드 부지를 제공한 데 따른 중국 측 보복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말 한·중 정상회담 이후 보복 철회를 직·간접적으로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지난달 방한한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이른 시일 내에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 열린 한·중 경제공동위원회에서도 중국 측 수석대표인 가오옌(高燕) 상무부 부부장(차관)이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실제 현장의 분위기는 녹록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오는 24일부터 랴오닝성 선양과 다롄 등을 방문하려던 노 대사의 일정이 불과 이틀 전 취소된 것으로 전해져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도 선양 방문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바 있다.

이번 노 대사의 일정에는 선양 롯데월드 공사 현장 방문과 현지 교민 간담회 등이 포함돼 있었다.

탕이쥔(唐一軍) 랴오닝성장 등 최고 지도부와 만나 사드 보복 철회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잃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현지 사정으로 일정이 연기돼 다시 조율 중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다른 외교소식통은 "랴오닝성 밖에서 중요한 회의가 잡혀 성장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외빈을 맞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며 "노 대사의 일정과 롯데 문제를 연관해 생각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