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볜 통신] 역사적 도시로 거듭나는 멋과 맛의 '옌볜'
2018-04-23 10:35
'2017년 중국 고고학계 10대 신발견 TOP 10'에 올라
中 동북지역에서는 유일…고대 동하국·공룡 유적 발견
中 동북지역에서는 유일…고대 동하국·공룡 유적 발견
최근 ‘2017년 중국 고고학계 10대 신(新)발견’ 최종 심사결과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공개됐다. 지린(吉林)성 옌볜주 안투(安圖)현에 위치한 보마성(寶馬城) 금나라 시기 장백산 신묘(神廟·신전) 유적이 26개의 결승 입선 유적 중 당당히 TOP 10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동북지역에서 유일하다.
1990년부터 시작된 ‘중국 고고학계 10대 신발견’ 선정은 중국국가문물국(國家文物局), 중국문물신문사와 중국고고학회에서 연합으로 진행하고, ‘중국 고고학계 오스카상’이라 불린다.
28년간 선정된 유적만 280개이고, 국가문물국의 인가를 받고 발굴 작업을 진행한 유적지만 해도 500개가 넘는다. 옌볜으로서는 2002년의 옌볜 서고성(西古城) 당나라 발해유적에 이어 두 번째이고, 지린성을 통틀어 세 번째다.
지린성의 고고학자, 역사학자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보마성 유적에 대한 탐사와 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발굴한 면적은 총 3498㎡이고, 출토한 문물은 5000여점에 달한다. 그중 2016년에 출토된 옥책(玉冊, 황실에서 옥간에 글을 새겨 엮은 문서)에 새긴 기록은 보마성이 금나라 황실을 위해 지은 신묘 유적임을 명확히 증명했다.
해당 유적의 발굴은 송나라 금나라 시기 사회형태와 예의제도, 황실 건축 연구에 중요한 역사 사료를 제공했다.
지난 몇 년간 옌볜의 곳곳에서 유적지 발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허룽(和龍) 충산(崇善) 일대에서는 100만㎡에 이르는 동북아 최대 규모의 후기 구석기시대 인류 유적지가 발견됐다. 흑요석으로 제작된 타제 석기와 석편(石片), 창끝 등 1~2만 년 전의 석기 1만여점을 발굴, 후기 구석기인들의 이동과 문화 전파 경로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허룽에 있는 발해(渤海) 유적도 중국 국가고고유적공원으로 선정됐다. 발해 정효공주(貞孝公主, 발해국 제3대 문왕 대흠무의 넷째 딸)의 무덤도 이 지역에서 발견됐다.
투먼(圖們)시 마반산촌에 위치한 산성은 중국 고대 동하국(東夏國)의 유적임이 입증됐다. 동하국은 금나라 말기 원나라 초기인 1215년에 건립된 지방할거정권으로, 겨우 19년간 유지돼 관련 문헌 기록이 거의 없다. 그에 반해 마반산촌 산성은 비교적 잘 보존됐고, 중국 동하국 첫 유적으로 지정됐다.
수면와당(獸面瓦當, 막새기와)·처마기와·고전폐·화살촉·무쇠도끼 등 유물 500여점, 농업생산과 관련된 도끼·곡괭이·낫·맷돌 등 생산도구와 대형 관가 알곡 창고 유적이 발견됐고, 조·팥·밀 등 여러 가지 알곡이 출토됐다. 이는 동하국 시기의 농업생산이 이미 상당히 성숙했고, 유적지 주변의 하이란(海蘭)강 지역이 일찍부터 인류가 생활했던 농경지였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한다.
발견된 유적과 유물들은 중국 국가중점문물 보호단위로 명명됐다.
룽징(龍井)의 한왕산성은 만족의 발상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한왕산성 개발과 만족 민속박물관 건설에 3000만 위안(약 51억51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둔화(敦化)에서는 청동기 시대, 철기시대 유적과 신석기 시기의 석경(石磬, 돌로 만든 경쇠)도 발견됐다.
옌지(延吉)에서는 상주(商周)시대로부터 한위(漢魏)시대에 이르는 청동기의 문물이 출토됐다. 그중에서도 옌지 공룡화석 유적 발견이 가장 값진 발견으로 꼽힌다.
2016년 5월, 옌볜주 옌지 아파트 시공현장에서 백악기(白堊紀)로 추정되는 9000만년 전의 공룡화석이 발견됐다. 그 이후에도 빙산의 일각처럼 여러 곳에서 공룡화석이 무더기로 나왔다.
2017년 5월 중국 유명 고고학자들과 전문가와 중국중앙(CC)TV, 관영통신 신화사 등 다수 언론의 조명 아래 발굴 작업이 새롭게 시작됐다. CCTV는 5일에 거쳐 13차, 총 260분간 공룡 발굴 현장을 전국에 실시간 생방송으로 전했다.
이구아노돈, 각룡(脚龍), 프로토로사우루스 등 9종류 공룡의 이발, 상박골, 치골, 갈비뼈 등 골격 화석과 동시대에 함께 생활한 악어류, 거북류 및 규화목 등 식물 화석들이 발견됐다. 발견된 악어류 화석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했고, 피부 흔적까지 찾아볼 수 있었다.
옌지 교외뿐만 아니라 도심의 건축 공사장에서도 공룡화석 조각이 발견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옌지 혹은 옌볜 자체가 고대의 거대 쥐라기 공원이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옌지 공룡유적은 역사와 관광 영역에서의 적극적인 역할을 인정받아 중국 정부가 공포한 ‘동북진흥 13.5(2016~2020) 계획’ 중의 역사·문화 유적관광코스에 이름을 올렸다.
공룡화석이 발견된 자리에 대규모의 공룡 박물관을 건설하고 공룡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장착해 테마파크, 체험, 레저, 과학관 등을 통합한 옌지의 현대판 쥐라기 공원을 재현할 예정이다.
공룡 유적이 대거 발견된 2호 발굴현장은 관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진시황릉 병마용처럼 화석을 묻혀있는 형태로 원래의 매장지점에서 보호하고 진열하게 된다.
공룡 유적 발굴을 기념한 공룡기념 우표도 발간됐다. 중국우정그룹 옌볜 지사는 중국에서 발굴된 토종 공룡 화석을 주제로 한 7매의 우표를 한 세트로 출시했다.
옌볜에는 아직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유적이 많다. 예를 들면, 안투의 선사 유적지이다. 지난 1964년 5월 2~3만년 전의 구석기 후기 화석으로 추정되는 고대 유인의 이빨 화석이 발견됐다. 당시 지린성에서 고대 유인원의 화석을 발견하지 못한 공백을 메웠고, 그 후 체계적인 연구와 발굴 작업을 진행하지 못한 탓으로 이 중요한 유적은 사람들의 시야에서 점차 사라졌다.
사·문화 유적에 대한 보호와 개발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