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전 FIU 원장, 4년만에 '화려한 복귀'

2018-04-19 18:26
임추위, 농협금융 회장 단독 추천
국제 감각 갖춘 친정부 인사 강점
저축銀사태로 사퇴…불명예 씻나

[사진=아주경제 DB]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금융권에 복귀하면서 명예회복의 기회를 갖게 됐다. 부실 저축은행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 4년여 만이다.

농협금융은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 전 원장을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했다. 당초 김용환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과 함께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됐지만 두 후보자가 사임을 표명하며 김 전 원장으로 차기 회장이 내정됐다.

1957년생인 김 내정자는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2011년 FIU 원장을 맡는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러나 그는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예기치 못한 고난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이던 2008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부산저축은행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2013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지만 2014년 5월 금융위에 사표를 제출했다.

김 내정자의 최대 강점은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親)정부 인사라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초대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증권거래소 이사장 후보 등 금융권 주요 자리마다 하마평의 주인공이 됐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 사퇴 후 차기 금감원장으로 김 내정자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국제 경제 감각이 뛰어난 점도 돋보인다.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해 아프리카 개발은행 대리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프랑스 국립행정대학원 국제행정학 대학원과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원(SciencePo) 국제경제학 박사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 내정자가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면 농협금융의 글로벌 사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협금융은 20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23~24일 중 열리는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차기 회장을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김 내정자가 차기 회장으로 결정되면 앞으로 2년간 농협금융을 이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