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가족 등 미국 민간인, 본토까지 첫 탈출 훈련한다

2018-04-16 18:26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민간인들이 지난해 6월 진행된 철수 훈련에 참가해 주일 미군의 요코타 공군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미 공군]


우리 군 당국자가 주한미군이 처음으로 한국 내 미국 국적 민간인을 본토로 탈출시키는 훈련을 진행한 것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대화를 유리한 방향에서 진행하게 하려는 포석”이라고 밝혔다.

16일 한미연합군사령부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이날부터 20일까지 한반도 전쟁 상황에 대비해 미군 가족 등 미국 국적의 민간인을 한국에서 미국까지 실제로 탈출시키는 비전투원 소개 훈련(NEO·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을 진행한다.

주한미군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함께 NEO 훈련을 매년 두 차례 진행된다. 그러나 미국까지 민간인을 보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껏 NEO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거나 주로 한국 내에서만 진행됐다.

주한미군은 이번 NEO 훈련을 위해 미군 가족 등 민간인 지원자 약 100명을 선발했다. 이들을 일본의 주일미군 기지로 철수시킨 뒤 다시 미국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경기도 오산 주한미군 공군기지에는 이들을 실어 나를 군용기가 대기 중으로 알려졌다.

[2016년 NEO 훈련에 참가한 미군 가족 등 미국 국적의 민간인들이 미군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미8군 홈페이지]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2016년 11월 이후에도 한국에서 미국까지 보내는 NEO 훈련을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다.

미국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현재 한반도를 준 전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만 우리에게 실체적 위협이 도래했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북한에 보내는 경고장이자 정치적 포석이다.

실제 NEO 훈련은 군이 주도하기는 하지만 국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군사적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는 의미다.

군 당국자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실제 NEO 훈련이 진행되는 배경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김정은에게 대화에 나서겠으나, 미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