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에 중동전반 긴장…국제유가 급등세 지속 전망

2018-04-15 14:31
사우디ㆍ이란 등 산유국 간 갈등 커질 수도…이란 핵협상ㆍ베네수엘라 사태 등도 변수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오른쪽)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함께 시리아 공습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던퍼드 합참의장은 "시리아 정부를 직접 겨냥했고, 첫 타깃은 시리아 (화학무기) 연구시설"이라며 러시아 측 사상자를 최소화하는데도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리아 공습에 대해 러시아와 조율도, 미리 통보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연합군이 시리아 공습을 단행한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을 예측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은 주요 산유국의 생산 감소에도 영향을 미치며 유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란 핵협상 폐기 등 기타 정치 변수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유가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브렌트 유는 지난 주에만 7.8%가 오르면서 선물 시장에서 거의 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지난 13일 67.39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주에만 8.6%가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월말 이후 주간 상승폭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 시리아 사태 중동 전체 긴장 고조…"원유생산 시설 파괴 땐 급등" 
 
지난 13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군이 화학 무기를 사용한 데 대한 응징으로 미군이 영국·프랑스 군과 함께 시리아를 정밀 타격하도록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시리아 사태가 산유국이 밀집해있는 중동 지역 전반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유가의 최근 급등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클레이즈의 에너지 분석 부문장이 마이클 코헨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면서 다른 지역에서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이란,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게다가 거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이란은 최근 수년 간 예멘 내전을 통해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후티 반군을 돕는 이란과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의 대립이 시리아 사태를 계기로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어게인 캐필탈의 에너지 애널리스트인 존 킬도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긴장 상황으로) 만약 중동 주요 산유국 내의 주요 원유생산 시설이 파괴 될 경우에 유가는 급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이란 핵협상·베네수엘라 사태 등도 영향 미칠 것 

미국의 주요 안보라인이 교체된 가운데, 이란 핵협상도 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현지 언론은 이란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와 존 볼턴을 각각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지명된 상황에서 대 이란 경제 제재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중단으로 대가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푸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은 오는 5월 12일 연장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 등용된 측근들의 조언을 수용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을 폐기할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변수는 베네수엘라다. 국영 에너지 기업인 PDVSA는 이미 경제상황 악화와 생산 능력 저하 등으로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오는 5월 선거를 강행하면서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하면서 원유 생산량은 더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연장하면서 유가의 고공 행진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합의는 오는 6월 OPEC 회의에서 12월로 끝나는 감축 합의를 연장 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인 칼리드 알 팔리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가를 적정한 수준에서 통제하기 위해 합의를 지속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