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보란듯" 대만 차이잉원도 취임후 첫 '관함식’

2018-04-13 17:29
대만 북동부 해군기지 구축함 승선…군사훈련 참관
중국, 18일 대만 해협에서 실탄훈련 예정... 양안간 갈등 심화될 전망
중국 관영언론은 시진핑 '강군몽' 행보 대대적 홍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13일 오전 대만 북동부 쑤아오(蘇澳) 해군기지를 방문해 지룽급 구축함 DDG-1801호에 올라 대만 해군 훈련 시찰에 나섰다. [사진=대만중앙통신사]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이 사상 최대 규모 해상 열병식에서 ‘강군몽(强軍夢)'을 과시하자마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취임 후 처음으로 관함식(觀艦式·국가원수 등이 자국함대를 검열하는 의식)을 가지는 등 양안간 신경전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차이 총통이 13일 오전 대만 북동부 쑤아오(蘇澳) 해군기지를 방문해 지룽급 구축함 DDG-1801호에 올라 대만 해∙공군의 훈련을 참관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13일 보도했다.

이번 훈련에는 대만 해군의 구축함∙프리깃함∙호위 함 등 20척과 공군 F-16 전투기가 투입됐다. 차이 총통은 군의 전시태세 방어 및 긴급 상황 대응 능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총통이 군함에 올라 해상 훈련을 시찰한 것은 2016년 취임 후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인 행보로 분석됐다. 하루 전날 시진핑 주석이 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열병식을 사열한 것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중국 인민해방군 최고 지휘부인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는 12일 오전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에서 해상열병식을 개최했다. 시진핑 주석이 직접 중국 최신 이지스 구축함인 창사(長沙)함에 올라 열병식을 지휘했다. 

해군 장병 1만여 명이 참여한 이날 열병식은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과 이지스 구축함, 핵잠수함 등 총 48척 전함, 훙-6K 전략 폭격기와 조기경보기, 젠-15 전투기 등 76대 군용기가 동원됐다.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소속 장춘량(姜春良) 소장은 “이는 단순한 열병식이 아니라 여러 메시지가 담겨있는 무력 시위”라며 “최근 불거진 영유권 갈등과 대만 독립 주장에 대해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라는 강한 의지가 포함됐다”고 분석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이번 해상 열병식 장소로 영토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를 택한 것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따른 무력을 과시하려는데 있으며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해상 봉쇄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고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놨다.

중국은 오는 18일엔 대만 해협에서 실탄훈련을 할 예정이다. 지난 2016년 5월 대만 총통 선거 당시 벌였던 무력시위를 재현하는 셈이다. 대만 차이잉원 정부의 독립 노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노골적인 대만 지원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중국 관영 언론들은  시 주석의 ‘강군몽’ 행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중이다. 13일 인민일보 해외판은 군복을 입은 채 시 주석이 사열하는 모습을 1면 대부분을 할애해 게재해 세계 일류 해군 건설을 강조한 시 주석 발언을 집중적으로 전했다. 환구시보도 이날 사평을 통해 “중국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자 세계 평화의 수호자로서 강력한 해군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