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씨케이인베 강명재 대표 "부실기업 투자는 저위험, 고수익"

2018-04-16 18:01
3월 투자자문사 전환 "일반인에게 부실기업 투자 기회 제공"
"상장폐지 코스닥 기업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강명재 씨케이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부실기업은 저위험,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흔히 성장성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직 완전히 무르익지 않은 회사라면 낮은 가격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다.

부실기업도 비슷하다. 물론 일반적인 시선이 좋을 리 없다. 말 자체가 부정적이기도 하다. 그래도 성장성을 가진 부실기업이 많다. 당장 사업을 추진할 돈이 모자라거나 경영이 미숙해 부실 딱지가 붙기도 한다. 조금만 다듬으면 정상화할 수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강명재 씨케이(CK)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부실기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한국외국어대 대학원에서 기업구조조정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한세대 경영학부 부교수로 교단에도 섰다. 16일 강명재 대표를 만나 부실기업에 주목하는 이유와 투자 노하우를 들었다.

◆구조조정·합병 특화 자문사 전환

CK인베스트먼트는 얼마 전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자문사 인가를 받았다. 강명재 대표는 "대개 투자자문사는 고객 자산으로 우량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다"며 "그에 비해 CK인베스트먼트는 기업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에 특화돼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거친 뒤 다시 팔아 고수익을 내고, 초기 기업에도 투자해 성장을 견인하고 매각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CK인베스트먼트를 투자자문사로 전환한 이유는 분명하다. 개인투자자에게도 부실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강 대표는 "개인투자자가 일반적인 투자자문사를 통해 부실기업에 접근하기는 어렵다"라며 "부실기업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문사로 전환하면 더 많은 사람이 부실기업 투자에 참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동시에 부실기업도 회생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위험·고수익 노리는 현명한 투자

기업구조조정이라는 말도 부정적으로 와닿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식을 바꿔야 한다. 강 대표는 "기업을 달리 부르는 법인이라는 말은 법으로 만들어진 사람"이라며 "즉, 기업은 법으로 만들어진 독립적인 개체"라고 말했다.

기업을 특정인에 묶인 소유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국내 대기업 주식을 적지 않게 보유한 주체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봐도 이해할 수 있다.

기업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영자도 중요하다. 성장이 정체에 빠지면 새 경영인을 투입해야 한다. 자금을 더 끌어들일 필요도 있다.

강 대표는 "구조조정은 기업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키기 위한 과정"이라며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볼 이유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즉, 구조조정에 필요한 돈을 대는 것도 투자다. 싼 가격에 '선취매'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적정가치보다 낮을 때 투자하고 구조조정과 M&A로 훨씬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더 나빠지기 어려운 부실기업에 대한 투자는 저위험·고수익 투자다.

◆투자가치 있는 부실기업만 선별

물론 투자가치가 있는 부실기업을 엄선해야 한다. 강 대표는 "2001년께 재계 30위권에 드는 큰 회사를 인수한 적이 있다"며 "회사는 경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치 이슈로 위기를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회사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그러나 강 대표는 구조조정펀드를 만들어 2000억원대에 사들였다. 그는 "인수 후 재무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연간 영업이익이 400억원을 넘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고 전했다. 그 회사는 지금 이름을 바꾼 채 코스피에 상장돼 있다고 한다. 강 대표는 이처럼 적시에 자금을 공급하고, 경영 방식에 변화만 줘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CK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도 눈여겨보고 있다. 그는 "사실 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며 "상장폐지됐다고 해서 무턱대고 망한 회사로 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유망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성장 가능성이 커도 당장 실적이 나쁘면 상장폐지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회사가 보유한 기술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