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떨어질까 '펄쩍'...님비의 덫에 걸린 서울시 청년주택

2018-04-12 14:14
12일 신설동·서초역 청년주택 계획안 도시·건축공동위 통과
"상권 활성화 기대도"...서울시 "계획대로 공급"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72-8번지 일대 역세권 청년주택 위치도(위) 및 투시도.[이미지=서울시 제공]


청년주택 건립을 두고 일부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그같은 움직임이 ‘님비(NIMBY,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주택 계획안을 속속 통과시키며 2022년까지 8만 가구 공급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시는 지난 11일 제5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동대문구 신설동과 서초구 서초동에 들어서는 역세권 청년주택 지구단위계획 및 계획결정안을 통과시켰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안이 통과된 두 지역의 청년주택은 지하철 1·2호선 신설동역과 2호선 서초역 바로 앞에 들어서는 아파트다. 신설동 72-8번지 일대에는 지하2층~지상19층 규모로 공공임대 11가구와 민간임대 101가구 등 총 112가구가 조성된다. 서초동 1502-12번지 일대에는 지하4층~지상12층, 총 280가구가 들어선다. 전용 16.72㎡ 230가구는 청년에게, 31㎡ 이상 50가구는 신혼부부에게 공급된다.

하지만 영등포구 당산동과 강동구 성내동 등 일부 지역에서 청년주택 건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시와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영등포구 소재의 아파트 단지 주민들로 구성된 ‘하이마트 부지 기업형 임대아파트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5평형 빈민아파트 신축 건’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단지에 붙였다. 이들은 “우리 아파트 옆 하이마트 부지에 청년임대주택이란 미명 하에 70% 이상이 1인 거주 5평짜리인 빈민 아파트를 신축하는 절차를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다”며 “청년주택이 신축될 경우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고 안전과 교통혼잡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반대하는 청년주택은 2·5호선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지하5층~지상19층으로 들어서는 단지로 총 626가구가 조성된다. 이미 지난 달 주민 공람·공고를 마쳤다.

청년주택에 반대하는 이들은 각각 다른 이유를 들고 있다. 강동구 성내동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성내동 청년임대주택 반대 위원회’를 만들어 지난 6일 강동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청년주택이 들어설 경우 월세 가격이 하락해 임대 소득으로 생활하는 주민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뿐이 아니다. 이미 청년주택 사업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반대에 나선 주민들이 있다. 마포구 창전동 이랜드리테일 사옥 부지에 들어서는 청년주택 702가구에 대해서는 ‘마포구 1구역 주택재건축 조합’ 소속 주민들이 조망권 침해의 문제가 있다며 지난해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반면 청년주택이 들어오면 젊은 층의 소비로 인해 죽어있던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주민들도 있다.

내년 입주자를 모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청년주택 1호 사업지인 용산구 한강로2가 단지는 최근 초고층 빌딩이 올라가고 있는 용산역 주변에 비해 상권이 덜 활성화된 삼각지역 앞에 들어선다. 인근 Y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청년이나 신혼부부들은 대부분 밖에서 식사를 해결할 것이기 때문에 식당이나 편의점 등 점포가 살아나지 않겠냐”며 “오래된 1~2층짜리 건물과 함께 주변 환경도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1502-12번지 일대 역세권 청년주택 위치도(위) 및 투시도. [이미지=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