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트럼프 향해 "잘난 체 마라" 직격탄…뒤로는 협상 손길
2018-04-10 14:55
보아오포럼 기조연설 "자기만 생각하면 난관 봉착"
미중 무역분쟁 의식 "中 개방 대문은 절대 안 닫혀"
금융시장 개방, 지재권 보호, 車수입 확대 등 당근도
미중 무역분쟁 의식 "中 개방 대문은 절대 안 닫혀"
금융시장 개방, 지재권 보호, 車수입 확대 등 당근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양국 간 무역전쟁의 중단을 에둘러 촉구했다.
말로는 각을 세웠지만 뒤로는 시장 개방 확대 등 협상 카드를 내미는 모습을 연출했다.
시 주석은 10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비판했다.
이어 "지나치게 잘난 체하거나 자기만 생각한다면 사방에서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며 "평화·발전을 견지하고 함께 협력해야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대중 무역 불균형 해소를 이유로 중국에 총 1500억 달러(약 160조원) 규모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내비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은 개방 의지를 재확인하고 중국 위협론을 일축했다.
그는 "중국 개방의 대문은 절대 닫히지 않고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명확히 얘기할 수 있다"며 "중국이 어느 수준까지 발전을 하든 누구를 위협하거나 현재의 국제질서를 흔들려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전쟁 확전을 피하고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엿보였다. 실제 시 주석은 연설 말미에 다양한 분야에 걸친 시장 개방 확대 조치를 설명했다.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중국 금융시장 확대와 지식재산권 보호를 공언하는 한편 자동차 수입 관세 인하와 자동차 업종에 대한 외국 투자 제한조치 완화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외국계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합자 방식을 강요해 기술을 빼간다는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대책 마련 의지를 내비쳤다.
시 주석은 "중국 인민은 개방을 확대하고 협력을 강화하며 호혜 공영의 개방 전략을 굳건히 이행할 것"이라면서 "높은 수준의 무역 및 투자의 자유화와 편리화 정책을 실시하고 중국 특색의 자유무역항 건설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확대와 관련, 시 주석은 "서비스업, 특히 금융업의 은행, 증권, 보험 등 외자 투자 제한 조치 완화를 구체화하는 동시에 보험업의 개방 절차를 가속화하고 외자 금융기구의 설립 제한을 완화하며 금융기구의 대중 업무 범위도 확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시장 개방을 약속하면서 공은 다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간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1500억 달러짜리 관세폭탄을 터뜨릴 지, 한발 물러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