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3년 연임 사실상 성공
2018-04-11 06:00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했다. 회사를 정상화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 3년여간 정 사장은 안으로는 급여 반납 등을 통해 직원들과 고통을 분담하고, 밖으로는 선박 수주를 위해 전세계를 직접 뛰어다녔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정 사장에게 향후 3년간 대우조선호의 선장을 맡기는게 타당하다는 쪽으로 견해가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정상화 주역 정성립 사장, 3년 연임 사실상 확정
10일 조선업계 및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정 사장의 연임을 논의한다. 정 사장의 임기는 다음달 28일 만료된다.
산은은 정 사장이 대우조선의 부실을 정확하게 도려내는 '외과 의사' 역할을 톡톡히 해준데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016년 말 2185%에 달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281%로 뚝 떨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2021년이면 채권단이 원하는 부채비율 25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330억원으로 2011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 사장은 해외 수주전에 직접 뛰어다녔다. 지난 달에만 총 3건의 선박 수주를 이끌어냈다. 이른바 '미스터(Mr) 정' 효과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의 경우 최고경영자(CEO)가 누구인지가 선박 수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정 사장은 세계 1위인 우리나라 조선업의 대표 기업에서 오랫동안 CEO를 했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미스터(Mr) 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 노조 "회사 정상화한 정 사장, 결격사유 없다"
산은은 지난해 대우조선이 20억 달러(약 2조1304억원)어치 선박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수주액은 30억 달러(약 3조1956억원)로 예상치를 훌쩍 넘어섰다.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목표를 73억 달러(약 7조7760억원)로 잡았다. 지난해 수주액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시황이 개선되고 선가도 상승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목표 달성은 시간 문제다. 대우조선은 이미 1분기에 목표 대비 20%가 넘는 15억5000억 달러(약 1조6518억원)를 수주했다.
회사가 정상화 과정에 들어가면서 대우조선 노조도 정 사장의 연임에 크게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노조 관계자는 "정 사장이 경영정상화를 통해 조직을 안정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호불호가 있을 순 있겠지만 못한 것보다는 잘한 게 많다는 것이 내부 평가"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의 일관된 입장은 낙하산, 회사 부실을 키운 자 등 결격 사유자들의 선임에 반대한다는 것"이라며 정 사장의 연임에 제동을 걸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조선업계 고위 임원은 "대우조선이 정상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CEO를 교체하는 것은 조직관리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 사장이 임기를 이어가는 것이 산은이나 회사, 주주 모두에게 가장 원만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