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RTS지수 11.44% 폭락…신흥재벌 겨냥 美 제재 조치 탓

2018-04-10 08:15

9일(현지시각) 러시아 RTS 지수가 10% 이상의 폭락세를 보였다. 사진은 9일 RT 지수 추이. [사진=구글 캡처]


미국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 9일(현지시각) 러시아 증시가 10% 이상의 폭락세를 나타냈다. 3년여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이날 러시아 RTS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1.50포인트(11.44%)가 급락한 1094.98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 주요 기업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Sberbank)와 2위 은행인 국영 VTB의 주가는 각각 17.3%, 9.1% 하락했다.

달러화에 대한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3%나 빠졌다.

루블 기반의 MOEX 러시아 지수인 IMOEX도 7.7% 빠져 지난 9월과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 재벌 등을 겨냥해 새로운 제재 방안을 발표한 것이 지수 폭락의 배경”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의 화확무기 사용을 지원했다는 의혹에 미국이 제재가 나선 것이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지난 6일 미국 정부는 러시아 관료 17명과 신흥재벌(올리가르히) 7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동결 등이 포함된 제재안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 시리아 반군 지역인 동(東)구타 구마의 한 병원에 화학무기 공격이 이뤄졌다는 보도와 관련해 “향후 24~48시간 내에 시리아와 관련된 중대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정부와 군이 관련 상황을 조사하고 논의하고 있다. 우리는 그 결정을 매우 빨리 내릴 것이다. 아마도 오늘 자정까지”라며 “그러한 잔혹 행위를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