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KB금융지주 임원 구속영장 발부··· “증거인멸 우려”

2018-04-04 22:09

KB국민은행 신입 행원 채용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KB금융지주 인사부장 출신 임원이 4일 검찰에 구속됐다. 지난달 인사팀장이 구속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서울남부지법 이환승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KB금융지주 HR(인사관리) 총괄 상무 권모씨(52)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권씨는 2015∼2016년 국민은행 인력지원부장을 지내며, 부정 채용 전반에 관여하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국민은행은 이른바 'VIP 리스트'를 관리하며 최고경영진의 친인척 등에 특혜를 제공하는 등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확인한 국민은행의 채용 비리 의심 사례는 총 3건으로, 특혜 입사가 의심되는 3명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종손녀도 포함돼 있다.

윤 회장의 종손녀는 2015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서류 전형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 대상자 300명 중 273등이었지만, 2차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15∼2016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은행 측이 남녀 성비를 맞추기 위해 남성 지원자의 서류 전형 점수를 비정상적으로 높여주는 등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인사팀장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채용 업무를 맡았던 관계자들이 잇따라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