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방배초 인질범 구속영장 신청“‘학교로 들어가 학생잡아 세상과 투쟁하라’환청들어”

2018-04-04 00:00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증거인멸 우려 등 고려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된 용의자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방배경찰서는 3일 서울방배초등학교(이하 방배초)에 침입해 10세 여학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 인질범 양씨(25)에 대해 인질강요와 특수건조물 침입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방배경찰서는 3일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증거인멸 우려의 이유로 양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2일 오전 11시 39분쯤 서초구 방배초 교무실에 들어가 심부름을 온 A(10)양을 흉기를 들이대며 인질로 잡고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인질범 양씨와 1시간 정도 대치하다 격투 끝에 양씨를 제압하고 A양을 무사히 구출했다.

구속영장이 신청되기 전 양씨는 경찰 조사에서 “국가유공자 신청민원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며 “'군에서 생긴 질병이 아니어서 보상이 불가하다‘는 통지서를 받은 후 ’스스로 무장하라'는 환청이 들려 과도를 들고 나왔다. 방배초 부근에서 ‘학교로 들어가서 학생을 잡아 세상과 투쟁하라’는 환청을 또 들었다”고 말했다.

양씨는 2일 오전 8시쯤 출근했다가 이 날 오전 10시 30분쯤 정신과 약을 먹기 위해 귀가했다. 양씨는 보건복지부 장애인 일자리 사업 일환으로 한우리정보문화센터에서 채용, 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에서 올 1월부터 근무하고 있었다.

양씨는 지난 2013년 2월부터 2014년 7월까지 상근예비역으로 약 18개월 근무하고 '복무 부적격' 이유로 조기 전역했다. 2013년 7월 24일부터 30일까지 불안, 경련, 두통, 강직, 과호흡 등의 증상으로 입원했다. 전역 후 정신병적 증상 악화로 치료를 꾸준히 받아왔다.

지금까지의 경찰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양씨는 2일 오전 8시 근무 중인 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로 출근 후 오전 10시 30분쯤 정신과 약을 먹기 위해 귀가했다가 국가보훈처에서 발송한 '국가유공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통지서를 받았다.

이후 환청이 들려 과도를 소지하고 집을 나와 오전 11시 39분쯤 방배초 정문을 통과해 11시 40분쯤 교무실로 들어가 마침 학습 준비물을 가지러 온 A양을 인질 대상으로 삼아 인질범이 됐고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