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운전자의 10시간…"지루해 환장"

2018-04-03 17:48
별다른 자격 없고 시급 20달러 수준…운전대와 양손 간격 1㎝ 유지해야
전직 드라이버 "택시나 트럭 운전보다 힘들어"

[사진=연합뉴스]


별도의 조작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 자동차 운전석에도 누군가는 앉아 있어야 한다. 바로 '고스트 드라이버'라 불리는 이들이다.

CNN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차량 공유 업체 우버가 고용 중인 고스트 드라이버는 400명이다.

이들은 대개 2인1조로 자율주행차에 탑승한다. 주행 중 문제가 일어났을 때 차량을 직접 제어하는 것이 이들의 주 역할이다. 한 명이 운전대를 맡으면 다른 한 명은 노트북으로 주행을 모니터링하는 식이다.

얼핏 들으면 쉬워 보이는 일이다. 실제로 고스트 드라이버의 지원 자격은 까다롭지 않다. 우버는 구인 공고에 "운전에 대한 열정,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가교 역할을 하고 싶은 사람"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교통 관련 법규 위반만 없으면 된다. 3주 동안의 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당신도 고스트 드라이버가 될 수 있다.

우버는 급여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우버와 마찬가지로 고스트 드라이버를 고용하는 GM의 경우 시급 23달러, 구글 웨이모의 경우 시급 20달러로 알려진다.

하지만 고스트 드라이버의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하루에 대략 8~10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야 한다. 휴식 시간은 점심 시간 30분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다. 주행 중 언제라도 운전대를 움켜쥘 수 있도록 운전대와 양손이 1㎝ 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 지난달 각각 발생한 우버와 테슬라 자율주행차 사고 모두 운전자가 주행 중 전방을 주시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 당연히 주행 중 휴대폰 사용도 금지된다.

우버에서 고스트 드라이버로 근무한 적이 있는 라이언 캘리는 CNN에 "혼자 차 안에 앉아 매일 같이 같은 도로를 달리는 것은 택시나 장거리 트럭 운전보다 훨씬 힘들다"면서 "로봇이 운전하는 것처럼 사람에게도 같은 임무를 요구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