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자국의 환경보호만 중요한가?
2018-04-04 00:00
지난 주말, 한국에서는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벌어졌다. 중국이 지난해 말부터 외국 재활용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재활용 폐기물 처리 문제에 혼선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시기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한국 정부의 탓도 있지만, 자국만 생각한 중국의 속내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중국은 1980년 이후 자원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재활용 폐기물을 수입했고, 수입된 고체 폐기물은 중국 제조업 호황에 기여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으로부터 재활용 쓰레기 82만Mt을 수입해 11억7000만 달러(약 1조2380억원)의 이익을 얻기도 했다. 그러다 중국은 지난해 7월 환경보호를 근거로 해외 재활용 쓰레기 수입 금지를 결정했다.
그 예로, 공급 측 개혁 정책으로 대기 질 개선에 나서겠다던 중국의 지난해 조강 생산량은 8억3179만t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달했고, 전 세계의 49.2%를 차지했다. 철강산업은 석유화학 등과 함께 미세먼지 다량배출 산업으로 꼽힌다.
새싹이 움트고 꽃이 피는 화창한 봄날이 다가왔지만 ‘맑은’ 하늘은 보기 힘들다. 중국발 미세먼지, 스모그 그리고 황사의 기승으로 서울 하늘이 잿빛으로 뒤덮였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최근 “한국 대기오염 문제를 중국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한국 내 오염 물질 출처를 먼저 파악하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중국과 상관없이 한국 내 오염 물질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미세먼지 악화에도 한국 정부가 합당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중국 책임론’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대기오염 문제의 원인을 중국에만 돌려서는 안 되지만 일정 부분 원인 제공자인 자신의 잘못은 거론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중국의 태도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지난달 30일 양제츠(杨洁篪)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중 환경문제 해결에 협력할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인 중국의 태도를 고려하면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