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에 뿔난 중소 회계법인 "상장사 외감자격 강화 지나쳐"
2018-04-02 17:50
중소 회계법인이 금융위원회에 뿔났다. 상장법인 외부감사 자격을 지나치게 강화하면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 회계개혁 태스크포스(TF)는 얼마 전 마지막 회의를 열어 '감사인 등록제'와 '표준감사시간' 초안을 담은 회계개혁안을 잠정 확정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관련 시행령을 입법예고하기 전에 규제개혁위와 사전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오는 6일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외부감사 품질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20년부터 감사인 등록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2년 후부터 회계사가 40인 이상인 곳만 상장법인 감사를 맡을 수 있다.
현재 40인 미만인 회계법인은 141곳에 달한다. 전체 회계법인 174곳 가운데 20%에도 못 미치는 33곳만 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중소 회계법인은 그동안 상장법인 외감 자격을 20인 이상으로 책정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남기권 중소회계법인회장은 "20인으로 하는 게 어렵다면 시간을 더 줘야 한다"며 "2020년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만 봐도 감사 품질이 회계사 수에 비례하지 않는다"라며 "상장법인 다수는 중소기업이고, 이런 곳에 필요한 회계사 수는 5명 안팎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