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약동하는 4월의 무인도서, 갈매기 천국 ‘홍도’

2018-04-02 06:00
해수부, 4월 영해기점 무인도서로 경남 통영 홍도 선정
국내 최대 갈매기 번식지…맑은 날 육안으로 대마도 확인 가능

해양수산부는 4월 이달의 무인도서로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산 54번지에 위치한 ‘홍도’를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홍도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는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에 속한 홍도(紅島)는 붉은 홍자를 쓰는 데 반해, 통영 홍도(鴻島)는 새가 많아 큰기러기 홍자를 쓴다.

홍도는 통영에서 남동쪽으로 50km, 거제에서 남쪽으로 21km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 영해 기준이 되는 영해기점 무인도서 중 일본과 가장 가까워서(대마도에서 47㎞ 이격) 맑은 날에는 육안으로도 대마도를 확인할 수 있다.

‘갈매기섬’으로도 불리는 홍도는 천적이 거의 없고 먹이도 풍부해 국내 최대 갈매기 번식지 중 하나로 꼽힌다. 1982년에 천연기념물 제335호로 지정됐다. 매년 4월이 되면 수 만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산란을 위해 홍도로 날아드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섬 인근을 지나는 어부들은 고기 때가 몰려든 어장을 알려주는 갈매기와 상부상조하는 마음으로, 부화한 새끼 갈매기가 성장해 섬을 떠나기 전까지 기적조차 크게 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괭이갈매기와 함께 홍도를 지키는 것은 바로 ‘홍도 등대’다. 홍도 등대는 인천 팔미도 등대(1904년)와 군산 옹도 등대(1905년)에 이어 1906년 세 번째로 세워진 근대식 등대다.

남해 동부 해상 최남단에 위치한 홍도 등대는 칠흑 같은 밤에는 밝은 등불을 내걸고, 안개가 짙은 날에는 무신호(霧身號)를 울리며 선박들을 안전하게 인도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태평양으로 나가는 선박들도 홍도 등대를 거치며 우리나라에 작별인사를 나눈다고 한다.

또 홍도는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해금강, 외도 등 주위에 다른 볼거리도 많다. 거제 장승포유람선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을 이용하면 홍도 절경과 함께 해금강 등 한려해상국립공원 선상관광(왕복 3시간 소요)을 즐길 수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홍도는 우리나라 영해 남동쪽 시작점을 알려주는 영해기점이자 갈매기 등 바닷새 보금자리로 우리가 보전해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무인도서를 지속적으로 소개해 무인도서가 가진 가치를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