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자동차·항공기·국채…" 미중 무역전쟁, 중국의 추가 보복카드는?

2018-03-25 15:08
전 재정부장 "대두, 자동차, 항공기 표적으로 삼아야"
전 상무부부장 "미국 관광업 타격"도 거론
칭화대 연구원 "지금이 美국채 매도할 좋은 기회"

미중 무역전쟁[자료=아주경제DB]


중국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미국산 대두·항공기·자동차 등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물론 관광업 제한, 미국 국채 매도 등을 추가 보복조치로 언급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 무역법 301조 조사결과에 따라 6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자마자 즉각 미국산 철강과 돈육, 와인 등 제품에 대해 30억 달러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재정부 부장은 24일 "미국 정부의 비이성적 조치에 중국 정부의 수단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었다"며 좀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우 전 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최로 열린 중국발전 고위급포럼에서 “내가 만약 정부에 있다면 우선은 미국산 콩을 표적으로 삼고, 그 다음은 자동차, 그 다음은 항공기를 겨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밍(白明) 중국 상무부연구원 국제시장 연구소 부소장도 24일 당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중국은 미국산 콩에서부터 자동차, 항공기까지 손 안에 쥔 '카드'가 적지 않다"며 향후 보복 패키지로 대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으로, 중국이 지난해 미국에서 수입한 농산품 196억 달러어치(약 21조원) 중 64%가 대두였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고관세를 물리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밭'으로 불리는 미국 중서부 농업 지역 경제에 타격을 입혀 표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 언론들이 미국 농산품 안전 위험을 대대적 보도한다면 미국산 콩·옥수수 등이 모두 중국 수출에 어려움 겪을 것"이라며 구체적 보복 방식을 거론한 바 있다.

자동차 역시 중국의 보복 조치 물망 대상에 오른 업종이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에 수출한 자동차는 모두 100억 달러어치로 중국은 캐나다에 이은 미국의 2대 자동차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간판 자동차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자동차를 팔았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 판매량이 300만대, 중국 판매량이 390만대에 달했다. GM은 오는 2020년까지 중국 판매량이 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다.

항공기 역시 중국이 꺼낼 수 있는 카드다. 미국 보잉사에게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 보잉사는 지난해 중국에 모두 202대 항공기를 인도했는데, 이는 전 세계 판매량의 26%에 해당한다. 지난해 보잉은 오는 2036년까지 중국의 신규 항공기 수요가 7240대, 약 1조1000억 달러어치에 달할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전자제품과 반도체도 미·중 무역전쟁시 커다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난해 미국은 68억9000만 달러어치 반도체와 전자 부품을 중국에 판매했다. 인민일보가 24일 "무역 전쟁이 일어난다면 인텔·퀄컴·마이크론 등 반도체업체가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이유다.

이밖에 웨이젠궈(魏建國) 전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은 미국산 제품 이외에 관광업 등에도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5.4% 늘어난 300만명에 달했다. 2016년 한해 중국인이 미국서 지출한 소비액은 330억 달러로, 다른 기타 외국인 관광객 소비액을 훨씬 웃돈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2021년까지 미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57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중국으로선 미국 국채 매입을 중단하는 등의 방식으로 미국에 보복을 가할 수도 있다. 중국은 작년 말 기준으로 1조2000억 달러(약 1300조원)에 달하는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저우스젠 칭화대 국제관계학원 고급연구원은 제일재경일보를 통해 “중국은 지금이야말로 미국 국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