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한중FTA 후속협상…사드보복 막고 서비스 시장 열고

2018-03-22 15:27
산업부, 22~23일 한중FTA 서비스·투자 제1차 후속협상 개최
한중 FTA 기본원칙·적용 범위 등 협의…차기 협상부터 시장개방·투자자보호 본격 논의

2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제1차 후속협상에서 김영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오른쪽)과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악수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1조 달러 규모의 중국 서비스 시장 진출 확대와 제2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방지하기 위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이 막을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중FTA 서비스·투자 제1차 후속협상을 개최했다.

한국 측에서는 김영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이, 중국에서는 왕셔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차관급)이 수석 대표로 참석했다.

당초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이 우리 측 수석 대표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미국에서 진행되는 철강 관세 면제협상 때문에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김 실장은 개회사에서 "한·중 양국은 어려웠던 시기를 극복하고, 경제·통상협력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향상해 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상이 빠르게 성장하는 양국의 서비스 무역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투자환경을 구축해 경제협력 동반자 관계를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1차 협상에서 향후 이어질 한·중FTA 후속협상의 △기본원칙 △적용 범위 △협상 구조와 시기 등을 중점적으로 협의했다. 또 서비스·투자 관련 법제 및 정책과 상호 관심 분야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차기 협상부터는 양국 서비스·투자 시장개방 확대와 투자자 보호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의 서비스교역은 6571억 달러로, 미국(1조2145억 달러)에 이은 세계 2위 규모다. 또 우리나라의 제1위 서비스 수출 시장으로, 2016년 기준 서비스 분야의 대중(對中) 수출 규모는 206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중국의 서비스 무역 총액은 2020년 1조 달러를 돌파, 세계 서비스무역 총액의 10분의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중FTA 후속 협상이 우리나라의 입장을 반영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1조 달러 규모의 중국 서비스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산업부는 원칙적으로 개방하되 예외적으로 제한 조치를 두는 네거티브 방식의 서비스·투자 개방 협정이 체결될 경우, 서비스 시장 개방수준을 높이고 우리 투자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2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중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제1차 후속협상에서 김영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과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양국 무역 현안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는 또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 당시, 중국인 한국 단체관광금지와 같은 조치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의 경우 서비스 공급자를 제한하거나 내국인과 차별하지 못하게 하는 게 원칙이지만, 중국인 관광객을 우리나라에 못 오게 한 것은 공급자가 아닌 서비스 수요자의 문제"라며 "수요자를 제한하는 것도 금지하는 조항을 협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기존 협정에 들어 있는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강화도 추진한다. 현재 협정에도 ISDS가 있지만, 지금은 설립 전 투자에 대해서는 제소할 수 없다. 특히 회사가 설립되고, 영업을 시작한 이후의 피해에 대해서만 제소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을 통해 중국의 관광·문화·의료·금융·법률시장이 개방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회계·통신·인터넷·금융시장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협상을 통해 관광·문화·금융 등 우리 업계의 관심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진출 기반을 확대하고,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