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영입 카드' 들고 돌아온 안철수, 침체된 바른미래 견인할까
2018-03-21 17:10
늦어지는 서울시장 출마선언…당내에선 빠른 결단 촉구
'1호 영입' 정대유 파급력 떨어져…또 폭로전 흐르나?
'1호 영입' 정대유 파급력 떨어져…또 폭로전 흐르나?
정치 일선에 복귀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 첫 영입 인사로 정대유 전 인천시 시정연구단장을 소개한 데 이어 21일엔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시·도당위원장과의 인재영입 간담회를 주재했다. 오는 22일엔 추가로 인재영입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소 10명 이상의 영입 인사가 소개된다.
안 위원장은 지난달 13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한 뒤 백의종군을 선언했지만 약 5주 만에 다시 등판했다. 국민의당이 통합으로 갈등이 격화됐을 때 안 위원장의 2선 후퇴를 요구했던 박주선 공동대표나 김동철 원내대표도 안 전 대표의 복귀를 요구했다. 6·13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미래당의 정당 지지도가 여전히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5일 발표한 여론조사(13~15일 조사·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바른미래당의 정당 지지도는 7%에 그쳤다. 통합한 뒤 자유한국당의 지지도를 넘어설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여전히 시너지 효과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도는 12%로 바른미래당에 5%p 앞섰다.
안 위원장은 이에 대해 평창 동계올림픽과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외적인 요인을 탓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창당 이후에 올림픽, 그리고 또 대북 대화와 관련한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우리 당의 활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안타까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지만 전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통합의 의미가 뭔지, 또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의지를 갖고 여기까지 왔는지 국민에게 알릴 기회"라고 강조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각 시도당위원장들은 안 위원장에게 답답한 부분을 토로했다. 김철근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시도당위원장들은 △정체된 지지율 △이슈·정책 부족 △당명 홍보 부족 등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시도당위원장들이) 언론에 노출되는 이슈나 정책이 시급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의 빠른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안 위원장의 행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재영입 1호가 그다지 파급력이 없는 인사인데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이 늦어지면서 이슈 만들기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본인이 서울시장에 출마를 하면 (지지도가) 올라갈까 기대를 하는 건데, 여권 후보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뭔가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있어야 될 것"이라며 "비전이랄지, 빅이슈랄지, 그런 걸 내놓을 수 있을까?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 특혜 의혹을 제기한 내부고발자인 정 전 단장을 영입한 것에 대해 "이제까지도 선거에서 폭로전을 하다가 굴욕적인 상황을 맞이한 것 아니냐"며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을 언급했다. 이어 "스스로 잘해서 긍정적인 비전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유정복 인천시장 비리 등을 이슈 삼아 반사적 이익을 기대해 이겨보려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일침했다.
지지도 정체에 대해선 "과거 진보진영에서 안 위원장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민주당 쪽으로 복귀하거나 중도층화 된 결과로 본다"며 "이탈한 지지층이 다시 돌아오려면 뭔가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하는데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여권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행 등에 버금가는 악재가 불거진다거나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자력으로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건 당분간 어렵지 않을까"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