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원과 공모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영 코라오홀딩스 회장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문성호 판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회장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오 회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계열사 대표 성모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전 코라오홀딩스 직원 조모씨에게는 벌금 1500만원을, 코라오홀딩스에는 벌금 3억원이 각각 선고됐다.

오 회장 등은 지난 2013년 11월 코라오홀딩스가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 주식예탁증서(Global Depositary Receipts·GDR)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예상되자 증권사 시세조종 세력과 결탁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부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오 회장은 주가를 고의로 올린 뒤 매도해 차익을 얻는 방식이 아니라 주가 유지를 위해 시세조정을 행한 만큼 직접 거둔 부당이익을 특정하기 어렵다.

문 판사는 "다수가 조직적으로 시세조종에 참여해 수요와 공급에 따른 공정한 가격 형성을 방해하고 자본시장의 건전한 육성과 발전을 저해했다"며 "(피고인들은) GDR의 성공적 발행이라는 눈앞의 목표 때문에 최고경영자의 직업윤리를 저버리고 인위적 주가 부양의 폐해를 알면서도 종가 관리를 독려한 점에서 비난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세조정이 GDR 발행 기간에 외국인 공매도로 인한 주가 급락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측면이 있다"며 "일반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지 않은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코라오홀딩스가 지주회사로 있는 코라오그룹은 1997년 라오스에서 자동차·오토바이 생산판매업, 전자유통업, 금융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