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 유명생수 A사, 플라스틱 조각 해명··· “안전하다”

2018-03-20 20:30
“실험방법·영향력 증명 안됐다” 美 연구소 결과에 반박
대형마트 등에 해명 공문…국내 6개 생수 제품선 조각 안나와

해외 유명 생수 A사의 글로벌 본사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과 관련, 국내 대형마트에 전송한 공문[사진=다논 제공]


해외 유명 생수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된 가운데 프랑스 생수 A사측은 “실험 방법이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본지는 A사의 글로벌 본사가 국내 각 대형마트에 보낸 미세플라스틱 검출 관련 공식 해명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해당 공문에서 A사는 "최근 우리회사 제품을 포함한 생수병 연구조사 결과(플라스틱 조각 검출)는 일부 측정 방법과 시험 값이 명확하지 않아 그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우리회사의 포장재는 식용에 적합한 등급을 사용한 것은 물론, 물에 섞이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또 "병입 공정 역시 최고수준의 위생과 품질, 식품안전 기준을 준수했다"며 "플라스틱 검출 문제는 전 세계 생수 제조업체와 학계에서도 면밀히 주시하는 문제지만, 현재까지 적합한 실험방법이나 병입 제조 환경에서 발견될 수 있는 미세 플라스틱 관련 잠재적 영향에 대한 규제 체제, 과학적 연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사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정확한 검출 수치나 자체 연구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앞서 미국 비영리 매체 오브미디어(Orb Media)는 미국 프레도니아 뉴욕주립대 미세 플라스틱 전문 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했다. 브라질과 중국·인도·인도네시아·케냐·레바논·멕시코·태국·미국 등지에서 시판되는 생수 250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93%에서 플라스틱 조각들이 발견됐다고 지난 15일 공개했다.

조사 대상 11개 브랜드 생수는 전 세계적으로 팔리는 아쿠아피나·다사니·에비앙·네슬레 퓨어 라이프·산 펠레그리노 등 5개 제품과 특정 국가에서만 팔리는 인도네시아 아쿠아·인도 비슬레리·멕시코 에퓨라·독일 게롤슈타이너·브라질 미날바·중국 와하하 등 6개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브랜드는 네슬레 퓨어라이프와 산 펠레그리노, 게롤슈타이너 등이다. 다만 네슬레 퓨어라이프의 경우 풀무원과 네슬레가 합작한 풀무원샘물에서 판매를 맡게 되면서 해외 제품과 달리 국내에서는 수원지도 경기도 포천으로 바뀌었다.

풀무원샘물 역시 국내 소비자 불안을 우려해 “이번 미세 플라스틱 조사 결과는 해외 시중판매 제품 한정이며, 국내와는 무관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대형마트에 발송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생수에서는 플라스틱이 단 한 조각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환경부는 ‘수돗물 중 미세플라스틱 함유실태’를 조사하면서 국내 판매량 상위 생수 6개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들 6개 브랜드는 모두 미세플라스틱 불검출 결과를 얻었다. 환경부에서는 특정 브랜드 언급을 꺼렸지만, 서울시 수돗물 아리수 병 제품과 삼다수 등을 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관계자는 “미세 플라스틱은 최근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사안이지만, 유해성이나 축적 물질 함량에 대한 검사 방법이 확립돼있지 않다”며 “국제적 추세에 따라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고 아직 규제가 없기 때문에 유통업체 대상으로 유선상으로라도 정보 제공 차원에서 해외 생수 관련 판매 안내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생수 속 플라스틱 조각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