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클릭아트]

중국과 인도의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장으로 인도가 가장 큰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AIIB가 출범 후 지금까지 총 43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는 데 이 중 4분의 1에 달하는 10억 달러 이상의 돈이 인도로 흘러갔다는 것이다. 인도가 중국 주도의 AIIB 최대 수혜국인 셈이다.

AIIB는 중국이 미국과 일본 중심의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를 견제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설립된 은행으로 아시아 • 태평양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사업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추진과도 연관된다.

AIIB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AIIB는 인도에 계속 차관을 제공할 의사가 있으며 뉴델리 관련 차관 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라며 "이는 AIIB가 중국의 꼭두각시가 아니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인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면 있을 수 없는 결과라는 것이다.

대니 알렉산더 AIIB 부총재는 "나는 'AIIB가 중국의 은행이냐'는 질문을 항상 받는데 이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라며 "AIIB는 84개국 회원국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도에 대한 투자가 빠르고 늘고 범위가 확대되는 것이 시장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과의 외교관계와 상관없이 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AIIB 사업을 통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AIIB 부총재는 영국 재무차관 출신이다. 영국은 주요 7개국(G7) 중 최초의 가입국으로 당시 미국은 이를 강력하게 반대하며 "AIIB는 중국 외교정책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프랑스와 독일 등이 AIIB 가입을 선언했고 아직까지 가입하지 않은 국가는 미국과 일본 뿐이다.

중국과 여러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인도는 AIIB 등장 초기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에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경계심도 놓지 않고 있다. 일대일로 연선 국가인 파키스탄, 네팔, 스리랑카 등 주변국도 AIIB 인프라 사업 투자를 받자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이에 '일대일로'에는 협력하지 않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브루킹스인디아 소속 연구원은 인도는 AIIB와 일대일로 구상 사이의 차이를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전자는 이사회와 회원국, 투표권 등 체제를 갖춘 기구이고 후자는 중국의 하나의 '바람'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인도의 AIIB 가입은 일대일로 동참의 전조라며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왕더화(王德華)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SIIS) 연구원은 "중국은 인내심만 있으면 된다. 인도도 결국 일대일로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