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분쟁' 겪는 베트남, 주변국 포섭해 중국에 견제구

2018-03-15 15:40
올 3월초부터 인도, 뉴질랜드, 호주 총리 잇따라 만나
미국과 아세안 회원국 지지 확보…남중국해 중국化 반대 입장 공유

14일 호주를 공식방문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공항에 도착한 후 영접을 받고 있다.
[사진=베트남 외교부 홈페이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경제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는 베트남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호주를 공식 방문 중인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만나 중국과 갈등을 빚는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고 베트남 현지매체 베트남플러스가 보도했다. 

응우옌 베트남 총리는 “양국은 국가의 안보와 전략적 이익 측면에서 긴밀히 협조해 대응할 것”이라며 "유엔 해양법조약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의 평화와 자유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2일(현지시간)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인도양과 남중국해에서 국방·안보 분야의 협력을 다짐했다고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12일엔 뉴질랜드를 방문해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전면적 전략동반자 협정’을 체결했고 ‘남중국해 평화수호’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남중국해 암초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기지화 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베트남은 미국과도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함이 지난 5일 베트남 중부 다낭항을 방문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도 베트남의 중국 견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8월 개최한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10개 회원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남중국해의 비군사화와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긴장을 높이는 군사시설 건설 등의 활동에 대한 일부 회원국의 우려에 유의한다"고 밝혔다.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동남아 국가 간 패권 경쟁이 치열한 것은 이 지역이 경제·군사적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수산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석유 등 상당량의 천연자원도 매장돼 있다. 지난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분석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석유 2130억 배럴, 천연가스 3조8000억㎥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대륙의 전체 석유매장량과 맞먹는 규모다.

칼 타이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명예교수는 “베트남이 중국과 군사 충돌을 불사하면서까지 강하게 나오진 않을 것”이라며 “인근 주변국들과 군사적 협력을 강화해, 중국의 영향력을 최소화 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본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