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탄식 속에 호킹과 이별했다." <관영 환구시보>
"한치 넓이의 휠체어, 무한한 우주."<관영 신화통신>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14일(현지시간) 타계했다는 소식에 중국에서도 추모 열기가 뜨겁다. 중국 언론들도 호킹 박사의 타계 소식을 전하며 그가 과거 중국과 맺은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호킹 박사는 중국에서 신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라며 "학생, 학자는 물론 정부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았다"고 15일 보도했다.

중국 유명 SF작가 류츠신(劉慈欣)은 15일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新京報)를 통해 "그는 희귀한 신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의 생각은 우주를 노닐고, 빛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그 누구보다 멀리 달렸다는 사실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반면 우리 대다수 보통사람들은 건강한 신체를 가졌지만 생각은 평생 휠체어에만 앉아있다"고 평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호킹 박사는 뛰어난 과학자이자 오랫동안 질병과 싸운 투사"라며 "그는 중국의 발전에 관심이 있었으며 중국의 과학 기술 발전과 진보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호킹 박사의 죽음에 애도와 안타까움을 표하며 그의 기여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온라인서점 당당망(當當網) 24시간 베스트셀러 1위에는 호킹 박사의 저서 '시간의 역사(時間簡史)'가 현재 1위에 올라와 있다. 1988년 출간된 '시간의 역사'는 우주 빅뱅이론 관련 기념비적 대중 과학서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엔 호킹 박사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넘친다. 중국 누리꾼들은 "나를 물리학으로 이끌어준 사람. 그의 죽음은 모든 인류의 손실", "그는 우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속한 곳, 우주로 떠난 것이다", "세계의 위인, 휠체어 위의 거인, 위대한 물리학자, 완강한 의지력으로 인생의 기적을 쓰다" 등으로 호킹 박사를 추모했다.  한 누리꾼은 “잘 가요. 지금 평행우주에 있을 당신”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주인 없는 빈 휠체어 그림을 올렸다. 
사실 호킹 박사와 중국과의 인연은 깊다. 그는 살아 생전에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을 정도다. 온라인매체 펑파이신문은 '세 차례 방중, 두 차례 만리장성 등반, 웨이보 개설 이틀만에 300만명 팔로워 돌파'라는 문구로 호킹 박사와 중국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가 처음 중국 땅을 밟은 건 43세때인 1965년 4월 28일이다. 그는 당시 안후이성 허페이과기대에서 '블랙홀 형성이론', '시간은 왜 항상 앞으로 흐를까'라는 주제로 강연을 두 차례 했다. 이어 베이징사범대에서 또 한 차례 강연을 한 그는 생애 최초로 만리장성도 등반했다. 

두 번째 그의 방중은 약 37년이 지난 2002년 8월이다. 그때 이미 목소리를 상실한 그는 전자음성합성장치에 의존해 대화해야 했다. 그가 항저우에서 '소립자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연설을 할 때는 3000명이 모였다. 연설이 끝난후 5분간 우렁찬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는 이후 베이징에서 일주일간 더 머물며 또 다시 만리장성에 올랐다.

그의 마지막 방중은 2006년 6월이다. 그는 홍콩에서 엿새간 머물며 홍콩과기대에서 '우주의 기원'에 대한 연설을 했다. 그리고 베이징으로 날아가 인민대회당에서 강연을 하고 톈탄공원을 방문하고, 베이징 카오야(烤鴨·오리구이)를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호킹 박사는 중국 웨이보 유명인사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4월 그가 웨이보를 개설하자마자 팔로워 수는 300만명을 돌파했다. 그는 2016년 6월 5일 중국판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인 '가오카오(高考)'를 하루 앞두고 중국 수험생들에게 축복을 기원했다. 현재 그의 마지막 웨이보 글은 지난해 11월 24일에 멈춰있다. 중국 유명 아이돌그룹 티에프보이스(TFBOYS)를 좋아한다는 메시지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