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낸 '신한BNPP자산운용 서준식 부사장'이 권한 펀드는
2018-03-13 11:34
"가장 먼저 '인컴펀드'를 권하겠다. '가치투자'를 구현하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길게 보면 복리 개념을 활용하는 인컴펀드보다 나은 대안은 찾기 어렵다."
증권가 베스트셀러인 '왜 채권쟁이들이 주식으로 돈을 잘 벌까'를 쓴 서준식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그는 20여년을 채권 전문가로 일해왔다. 이런 이력을 가진 그가 인컴펀드 전도사로 나선다니 궁금해졌다.
일반인에게는 인컴펀드나 가치투자라는 말 자체가 낯설 수 있다. 가치투자는 수익성이나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실제로 이런 주식을 고르기는 어렵다. 인컴펀드는 인컴(incomeㆍ소득)이라는 이름처럼 정기적으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이자나 배당을 기반으로 투자한다. 채권이나 콜, 어음처럼 꾸준히 이익을 내주는 금융상품이 주요 투자처다.
13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회사가 굴리는 자산은 2월 말 기준 4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서준식 국내운용부문 부사장이 맡는 돈은 거의 70%에 달한다.
물론 그가 이 자산을 운용하면서 지키려는 투자철학은 가치투자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채권과 주식, 메자닌을 공략하는 인컴펀드를 새로 내놓기로 했다. 메자닌은 건물 1ㆍ2층에 낀 휴게공간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주식과 채권 사이에 놓인 중위험 자산인 전환사채(CB)ㆍ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중위험자산을 활용해 상승장은 물론 하락장에서도 수익률을 지킬 수 있다.
여전히 '모 아니면 도' 식인 투자자가 많다. 서준식 부사장은 "이제 투자는 재산을 서서히 불려주는 자산관리로 바뀌고 있다"며 "복리 개념을 잘 활용하는 인컴펀드는 이런 수요에 가장 걸맞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변동성"이라며 "가치투자와 인컴펀드는 변동성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왜 가치투자는 서준식인가
서준식 부사장은 채권 메커니즘을 공부하면서 가치투자에 눈을 떴다. 그는 1994년 삼성생명 애널리스트로 금융업에 발을 디뎠다. 이후 줄곧 채권 전문가로 살았다. 그가 '왜 채권쟁이들이 주식으로 돈을 잘 벌까'를 내놓은 때는 2008년이다. 이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삼성생명 애널리스트 시절 주식 투자로 큰 빚을 졌다고 고백한다. 1998년 삼성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다음 채권으로 전공을 바꾼 이유다. 서준식 부사장은 "내 돈도 주식으로 날렸는데 어떻게 고객 자산을 운용하느냐라고 반문해 보았다"며 "당시 기피 영역이던 채권을 맡겠다고 스스로 손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덕분에 모든 자산가치를 채권을 기준으로 가늠하는 요령을 터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준식 부사장은 채권에 가치투자를 접목했다. 덕분에 과거처럼 뼈아픈 실패를 반복하지 않았다. 그는 "가치투자 대가인 워런 버핏도 과자나 마요네즈 제조업체, 코카콜라, 맥도날드처럼 잘 아는 주식에만 투자했고, 이것이 가치투자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가치투자자에게 가상화폐는 투자 대상이 아니다. 가치를 측정할 수 없어서다. 그는 "2030 세대가 가상화폐에 투자해 실패하는 사례를 보면서 과거 본인이 실패했던 경험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서준식 부사장은 펀드매니저 시절 투자자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냈다. 필요하면 하루 10시간가량 투자자와 통화했다. 그는 "수익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좋은 평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