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정의, 불안정한 동거…넘어야할 산은?
2018-03-12 16:42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손을 잡았다. 정의당은 12일 평화당이 제안한 공동교섭단체 구성 제안을 받아들였다. 양 당이 구성할 공동교섭단체 세부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어제 긴급 의원총회에서 평화당과의 공동교섭단체를 적극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앞으로 당내 결정 절차와 평화당과의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원내대표는 “이러한 결정은 촛불 혁명이 제기한 ‘이게 나라냐’라는 물음,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대한 정의당의 고뇌 어린 답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정의당에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그는 “비교섭단체는 국회 운영에서 소외돼서 소수의견이 묻혀버리는 문제가 있다”라면서 “공동교섭단체 구성은 다당제를 선택해준 국민들의 뜻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오는 17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공동교섭단체 추진에 관한 협상 여부를 승인받을 예정이다. 아직 당 차원의 공식 결정은 남아 있지만 충분한 논의를 거쳐 확정되면 정의당은 처음으로 원내 교섭단체로 활동하게 된다.
문제는 각 당의 정체성과 정책이다. 우선 양 당은 서로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데 합의했다. 조배숙 평화당 대표는 “당의 정체성은 그대로다. 거기에 대한 양보는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관계자도 “원내 정책 동맹 차원에서 의원단의 추진 의사를 모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선거연대 가능성이나 정책 엇박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정의당 내 일부 강경파 당원의 반발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교섭단체만 구성할 수 있다면 정체성 따위는 엿 바꿔 먹을 수 있다는 것인가”라며 “공동으로라도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유혹에 그동안 지켜오던 정체성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