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교과서에서 삭제...올해만 4번째

2018-03-10 15:16
‘성 추문’의 사회적 파장과 교육적 영향에 무게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된 김기덕 감독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배우 폭행' 사건과 관련해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기덕 감독 관련 내용이 교과서에서 삭제될 전망이다. 고교 한국사 등 일부 교과서에 2012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 감독의 이름이 실려있다.

10일 교육부는 “김기덕 감독 역시 이번에 논란이 된 만큼 검인정교과서협회에 협조를 요청했다”며 “협회가 각 출판사를 통해 어느 교과서에 김 감독 관련 내용이 있는지 현황을 파악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배우, 스태프 등 다수의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성추문으로 교과서에서 퇴출당한 고은 시인, 이윤택·오태석 연출가에 이은 4번째 '삭제'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성폭력으로 물의를 빚은 이들의 작품을 싣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 교육부는 출판사·저자와 협의해 이들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빼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현행 중·고교 교과서의 대부분은 민간이 저작권을 갖는 검정교과서다. 국가가 저작권을 갖는 국정교과서와 달리 검정교과서는 내용을 수정하거나 보완할 권한은 발행사인 출판사와 저자에게 있다.

연달아 제기된 ‘성폭행 의혹’에 대해 김 감독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된 김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내 영화는 폭력적이지만 실제 내 삶은 폭력적이지 않다”며 당시 ‘여배우 폭행’ 논란에 대해 전 세계 영화인들 앞에서 결백을 주장했다.

앞서 교육부는 출판사와 집필진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5월부터 중·고교 교과서에 수록된 고은 시인과 이윤택·오태석 연출가의 저작물, 인물소개  등 40건을 전부 삭제하거나 다른 내용으로 바꿀 것이라고 8일 밝혔다.

​김 감독은 베를린·칸·베니스 등 세계 3대 국제영화제를 석권한 대한민국 최초의 영화감독이다. 교육계와 문학계에서는 작품을 저자의 생활이나 행동과 분리해 작품성만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성 추문’의 사회적 파장과 교육적 영향에 무게가 실렸다.